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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네트웍스, 제2의 CJ헬로 우려에 웅진코웨이 인수 포기했나
인수 대신 SK매직 상장 재추진 가닥
웅진코웨이-SK매직 합병하면 시장 60% 차지
공정위 불허로 무산된 CJ헬로 사태 재연 우려
계열 분리 후 SK매직 공격적 확장 나설듯
[렌탈업계]

[헤럴드경제=원호연·김성미 기자]웅진코웨이의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SK네트웍스가 인수 대신 SK매직의 상장 재추진으로 방향을 돌렸다. SK브로드밴드의 CJ헬로비전 인수 실패를 교훈삼아 규제당국의 칼날을 피하기 위해 내린 선택이다. SK매직과 AJ렌터카를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해 계열 분리에도 대비할 것으로 보인다.

8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전날 열리기로 했던 이사회를 취소하고 웅진코웨이 매각 본입찰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대신 SK네트웍스는 웅진코웨이 인수 추진 과정에서 중단된 SK매직의 상장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후 SK네트웍스는 최근 렌터카 사업을 집중시킨 AJ렌터카와 SK매직을 통해 종합렌털 기업으로 변신한다는 계획이다. 최신원 회장의 장남 최성환 SK네트웍스 전략실장이 렌탈 사업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던 SK네트웍스가 웅진코웨이를 포기한 것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매직이 웅진코웨이를 인수할 경우 렌탈시장의 절반 이상을 SK그룹이 가져가게 되는 상황”이라며 “2016년 SK브로드밴드가 CJ헬로비전 인수 계약까지 맺고도 당국의 불허 판정을 받았던 경험이 있는 만큼 불확실성을 우려해 내린 결정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당시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CJ헬로가 합병할 경우 이동통신시장에서 정상적인 경쟁이 제한된다는 이유로 합병을 불허했다. CJ헬로가 23개 방송권역 중 21개 권역에서 1위 사업자라 SK브로드밴드의 IPTV와 합쳐질 경우 점유율이 지나치게 높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 근거였다.

렌탈시장도 유사한 상황이다. 지난해 순증 계정 점유율은 웅진코웨이가 46.6%, SK매직이 13.6%다. 두 업체의 점유율을 합치면 60%를 넘어선다. 두 회사의 합산 누적 계정수도 국내만 770만개(해외 포함 900만개)를 넘어서면서 다른 업체를 압도해 활발한 경쟁이 불가능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공정위의 주요 규제 대상인 대기업집단에 속해 있다는 점도 SK네트웍스의 운신의 폭을 좁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SK네트웍스가 SK매직 인수 후 자금을 풀었다면 공격적으로 계정을 늘릴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중소·중견기업 위주의 렌탈 시장을 대기업이 넘본다는 비판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따라서 렌탈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SK그룹과의 계열 분리가 필요하다. IB업계 관계자는 “계열분리로 규제당국의 시야에서 벗어나면 웅진코웨이와 SK매직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수 있다”며 “자금력이 부족했던 SK네트웍스가 인수 추진 과정에서 SK그룹에 손을 벌리지 않은 것은 향후 계열 분리를 위해 지분 관계를 깔끔하게 정리해두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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