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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이병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압박을 기회로

  • 기사입력 2019-10-07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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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경제발전도가 높은 국가가 개발도상국 지위를 이용해 특혜를 누리고 있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개도국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

‘개도국으로 볼 수 없는 4가지 기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G20 회원국, 세계은행이 분류한 고소득국가, 세계 상품무역 비중이 0.5% 이상인 국가를 제시했다.

대만, 브라질, 아랍에미리트(UAE) 등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여 이미 농업분야 개도국 지위 포기를 선언했다.

트럼프가 정한 마감시한인 이달 23일이 다가올수록 우리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WTO 개도국 중 유일하게 트럼프의 4가지 기준에 모두 부합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WTO 내 다른 국가에 비해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수출입규모의 비중을 뜻하는 ‘무역의존도’가 지난해 70.4%를 기록했다. 일본의 2배가 넘는다. 무역의존도뿐만 아니라 시장의 개방수준도 매우 높은 편이다. 세계 각국의 제품들이 거의 제한 없이 수입되어 소비된다.

그런데도 미국이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라”고 나선 것은 농업 부문에서 더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을 하라는 압박이다. 우리나라는 1995년 WTO 출범과 1996년 OECD 가입 당시에도 선진국 선언을 요구받았으나,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았고, 이후에도 이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로써 급격한 개방충격을 피할 수 있었고 불가피한 개방에 대비하는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장기지속적 관세감축 이행의 결과, 이미 대부분의 관세가 대폭 낮아졌다. 더욱이 이러한 다자협상체계를 무력화하는 다수의 FTA 체결로 개도국이 갖는 농업보호 효과도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미국의 요구를 마주한 농업계의 우려는 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무역의존도 70%, 수출의존도 37%가 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고려할 때, 미국의 통상압박을 끝까지 거부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번을 넘긴다 해도 결국은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도록 우리를 옥죄어올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후’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준비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준비되어야 한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과 가치에 기반한 공익형 직불제 확대, 공공급식과 로컬푸드를 핵심으로 하는 푸드플랜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 농촌을 살만한 공간과 지역으로 가꿔나가야 한다. 둘째는 농업과 식품산업을 어떻게 강한 산업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한 구상과 실천이다. 농업의 혁신과 발전을 식품산업과의 연계 속에서 모색해야 한다. 모자라면 수입하고 남아돌면 폐기하거나 수매하는 단편적 처방 대신에 국가 차원의 농업과 식품산업 진흥, 농식품 수출 등 강한 농업과 강한 식품산업을 위한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셋째는 이러한 정책들을 계획하고 추진하는 모든 과정에서 늘 ‘혁신성’이라는 가치를 벼리로 삼아야 한다.

이번 사태를 우리 농업의 ‘틀’을 새롭게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틀을 어떻게 바꾸느냐에 따라 위기가 될 수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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