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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T 인적분할 시동①]부활한 자사주 매직…실질지배력 높이고 합병비율 최적화
일평균 거래량 46% 규모 자사주 매입
"SKT 인적분할 통한 지배구조 개편 정지작업" 해석
SK 시가총액 끌어올려 SKT 사업회사와 합병 유리
최태원 회장 실질적 지배력 강화 효과도
[유안타증권]

[헤럴드경제=원호연·김성미 기자]SK가 7180억원의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발표하면서 최대주주인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자들의 실질적 지배력이 강화됐다. 지배구조개편 방안을 SK텔레콤의 물적분할에서 인적분할로 전환하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SK는 지난 1일 주가 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보통주 352만주를 장내매수를 통해 취득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취득 예정 금액은 7180억원 상당으로 시장에서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주주가치 제고 수단으로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규모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1월까지 62영업일 동안 하루 평균 5만2705주를 매입해야 하는데 이는 최근 3개월 일평균 거래량 11만1847주의 46%에 달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새로 취득하는 자사주(전체 발행주식 대비 5%)에, 기존에 보유한 자사주 20.7%를 더하면 SK의 자사주는 25.7%나 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기존 자사주 보유 규모가 상당하고 재무적 여유가 크지 않음에도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은 지배구조개편 때문일 수 있다”며 “SK텔레콤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고 투자회사를 SK와 합병하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최남곤 연구원은 “인적분할 후 합병을 한다면 최대주주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점은 합병 법인에 대한 의결권”이라며 “의결권을 최대화하려면 SK 주가를 끌어올려 SK와 투자회사의 합병 비율을 최적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주 매입을 발표한 1일에만 SK주가가 9.8%오르면서 시가총액이 16조원을 넘어섰다.

실제 자사주 매입이 진행될 경우 주가 상승세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윤태호 연구원은 “상당한 물량의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하방을 확보한 상황에서 SK바이오팜의 세노바메이트 FDA 판매 허가나 상장 등이 이뤄지면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매입으로 SK에 대한 최 회장의 실질적 지배력도 강화했다. 최 회장 및 특수관계자의 의결권 기준 지분율은 37.3%(전체 주식 대비 29.6%)다. 이번 매입으로 의결권이 제한되는 자사주 비중이 늘어나면 최 회장 등의 실질적 지배력은 39.8%까지 강화된다. 지금 당장은 다른 주주에 비해 차별적으로 지배력이 강화된 것은 아니지만 투자회사와의 합병 과정에서는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SK텔레콤은 중간지주사 전환 방안으로 물적분할을 제시해왔다. 그러나 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통신업에서 지주사로 성격이 변화하는 투자회사의 주식을 매도해 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고 사업회사의 재상장까지 해야 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고 전했다.

반면 인적분할 후 합병으로 개편 방향을 돌릴 경우 SK하이닉스가 합병지주사의 자회사가 돼 다른 회사를 인수합병(M&A)하기 쉬워진다. 공정거래법 상 지주사의 손자회사가 다른 회사를 인수할 때 지분 100%를 확보해야 하는 규제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SK 입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손자회사보다 자회사인 것이 유상증자 등을 통해 지분을 추가확보하기에도 용이하다. 또한 합병과정에서 투자회사가 가진 자사주(11%)의 의결권이 부활하면서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된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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