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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짠’의 중독성 유혹…당신 심장이 위험해!
단맛과 짠맛, 혈액속 염분 증가시켜…니코틴·음주 등 심장질환 위협하는 나쁜 습관들
일러스트: 박지영/geeyoung@

# 직장인 오모(35)씨는 직장 때문에 서울에서 혼자 자취를 하고 있다. 그런데 요리에 관심이 없다보니 평소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인스턴트 위주의 음식이나 배달 음식을 많이 먹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이런 음식은 간이 세거나 단 경우가 많다. 원래부터 ‘단짠(달고 짠)’ 음식을 좋아했던 오씨는 이제는 매일 먹을 만큼 단짠 음식에 중독 된 것 같다. 그러다 최근 심장에 통증이 느껴 병원을 찾았는데 혈압이 높아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사는 무엇보다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년 9월 29일은 ‘세계 심장의 날’이다. 세계심장연맹(WHF)이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2000년 처음 제정했다. 통계청의 2018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심장질환은 암에 이어 5년 동안 사망원인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작년 한 해 심장질환으로 인한 국내 사망자는 3만2000명이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는 2017년 60.2명에서 2018년 62.4명으로 증가했다.

심장을 위협하는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특히 잘못된 식습관이나 생활습관에 중독된 경우 이런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적당한 신체활동과 건강한 식단과 같은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심장질환으로 인한 조기 사망을 8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염분과 당 많이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 위험 ↑=최근 단맛과 짠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며 중독성을 일으키는 단짠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단짠 중독은 심장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먼저 짠 음식을 섭취하면 혈액 속 염분이 증가해 혈액의 농도가 짙어진다. 농도가 짙어진 혈액은 적정 농도를 유지하기 위해 주변의 수분을 끌어온다. 이때 혈액의 양이 늘어나고 일정한 크기의 혈관에 평소보다 많은 양의 혈액이 지나간다. 이로 인해 혈관이 팽창하고 혈관 벽이 압박을 받아 혈압이 올라간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 연구에 따르면 나트륨 섭취가 2400mg 증가할 때마다 심혈관질환 사망률이 36% 증가하며, 관상동맥 심장질환 사망률은 5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짠 음식 최고의 궁합, 단 음식도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2014년 미국 애틀란타의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가 3만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전체 에너지 섭취량에서 17~21%의 첨가당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8% 미만으로 섭취하는 사람들과 비교해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38%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효과적인 저염식사는 반찬을 적게 먹는 것이다. 박창규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싱거운 것이라도 많이 먹으면 염분섭취는 많아진다”며 “싱거워서 음식을 먹기 힘들 정도로 간을 하기 보다는 짠 반찬이지만 조금만 먹으면 입맛을 유지하면서 저염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열담배도 해롭기는 마찬가지…금연이 최선=흡연이 심혈관 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때문에 건강을 걱정하는 많은 흡연자들이 덜 해롭다고 알려진 가열담배와 같은 신종 전자담배를 찾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가열담배의 니코틴 농도 역시 일반담배와 비교해 결코 낮지 않다는 점이다. 더구나 최근 복지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가열담배 흡연자 10명 중 8명은 일반담배를 함께 피는 중복 흡연자로 나타나 인체 내 니코틴 노출은 더욱 높은 수준으로 추측된다.

미국 공중보건국(USPHS)은 니코틴이 코카인이나 헤로인만큼 중독성이 강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니코틴 중독은 담배를 오래, 많이 피울수록 더욱 심해지며 이로 인한 니코틴 노출은 심장과 혈관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친다.

니코틴을 흡입하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혈압 상승과 말초혈관의 수축을 유발하는데 이는 동맥경화, 관상동맥질환,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 실제 다수 연구를 통해 니코틴이 심장박동을 분당 10~20회 늘리고, 혈압은 5~10mmHg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니코틴으로부터 심장을 지키기 위해선 완전한 금연이 가장 중요하다. 하지만 중독 증상을 보일 정도의 흡연자는 스스로 의지에 의해서만 담배를 끊기 힘들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전문가 상담과 금연 약물 처방으로 진행되는 병·의원 금연치료를 받을 것을 충고한다.

이기헌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가열담배도 담배의 일종으로 아직 첨가물, 독성, 간접흡연 영향 등에 대한 부분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열담배가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며 “대한금연학회 등은 일반담배를 전자담배로 바꾸라는 권고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판단하고 모든 형태의 흡연 행위는 모두 금지해야 한다고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주, 혈압 높여 심장마비 위험 증가=한편 음주는 심장마비의 주요 원인인 고혈압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윈스턴 세일럼의 웨이크 포레스트 메디컬센터 연구팀이 1만7000여 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음주 습관과 혈압의 상관 관계를 분석한 결과,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1단계 고혈압(최고혈압 130~139, 최저혈압 80~89)이 발생할 위험이 약 70% 높았으며, 2단계 고혈압(최고혈압 140이상, 최저혈압 90이상) 위험은 2.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적당한 음주는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기존 연구가 사실이 아닐 수 있으며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지속적으로 혈압을 체크해 음주량을 조절해야 한다”고 밝혔다.

손인규 기자/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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