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 눈에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하면 다른 쪽 눈에도 황반변성이 발병활 확률은 20%가 넘는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한 쪽 눈에 습성(신생혈관성) 황반변성이 발병하면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안과 변석호·이준원 교수팀(연세의대 안과학교실)은 ‘한쪽 눈에 신생혈관성 황반변성이 있는 환자에서 반대쪽 정상안의 드루젠 타입에 따른 정상안의 신생혈관성 황반변성 발생 위험 예측’ 연구 논문을 최근 미국 안과학회지(AJO·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황반변성은 습성 황반변성과 건성 황반변성으로 나뉜다. 이 중 시력 저하가 심한 진행성 황반변성 대부분은 습성 황반변성이다. 조기에 발견해 안내 주사술을 시행해야 예후가 좋다.

또 건성 황반변성은 당장 급격한 시력 저하가 발생하지 않지만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할 가능성을 안고 있다.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세브란스병원 내원 당시 한 쪽 눈에만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한 환자 280명의 경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한 쪽 눈에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한 전체 환자 중 21%가 발병 5년 이내에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세부적으로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하지 않은 다른 쪽 눈에 쌓인 ‘드루젠’ 유형에 따른 습성 황반변성 발병 여부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습성 황반변성을 앓는 환자들은 다른 쪽 눈이 완전히 정상인 경우와, 눈에 일종의 노폐물인 ‘드루젠’이 쌓여 발생하는 건성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경우로 분류해볼 수 있다. 드루젠은 연성 드루젠(Soft drusen), 망상가성드루젠(Reticular pseudodrusen), 파키드루젠(Pachydrusen)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다른 쪽 눈이 정상으로 드루젠이 없는 환자의 경우에는 5년 내 해당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확률이 3.6%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쪽 눈이 드루젠을 보유한 건성 황반변성을 앓고 있는 눈인 경우에는 동반된 드루젠의 유형에 따라 발병률에 차이가 있었다. 연성 드루젠과 망상가성드루젠을 함께 가진 환자의 경우 76%가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됐다. 연성드루젠만 가진 환자인 경우에는 46%에서, 망상가성드루젠만을 가진 경우 25%에서 5년 내 습성 황반변성으로 진행됐다.

다만 파키드루젠을 가진 경우에는 드루젠이 없는 정상인 눈과 유사하게 낮은 발병률을 보였다.

연구팀은 습성 황반변성의 세부 유형에 따른 다른 쪽 눈의 발병 가능성도 분석했다.

습성 황반변성은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이 중 전형적인 신생혈관성황반변성 환자의 경우 5년 내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생할 가능성은 19%,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의 경우에는 8%, 망막혈관종성증식의 경우에는 6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성별, 나이 등 다른 요소들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드루젠 유형이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가장 유의미한 인자인 것으로 분석했다.

시력 이상이 한 쪽 눈에 주로 발생하는 것과 양 쪽 눈에 모두 발생하는 것은 삶의 질에 큰 차이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이미 습성 황반변성의 발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환자에게 다른 쪽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발병할 가능성을 미리 알리고 대비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황반변성은 선진국에서 실명 원인 1위 질환으로 심각한 시력 저하를 유발하는데 점차 그 분류를 세분화해 환자별 맞춤 진단, 치료를 한다면 예후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연구가 습성 황반변성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들이 다른 눈에도 습성 황반변성이 찾아올 가능성에 대비하고 조기에 치료받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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