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벨린저, 류현진 13승 도우미…만루홈런에 배트까지 빌려줘
美기자 트위터 게재 글로 알려져
‘벨린저 기운 받아 류 홈런’ 반응도
LA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왼쪽 두 번째)가 23일(한국시간) 2019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서 5회말 5-0으로 달아나는 만루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LA 다저스 트위터 캡처]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2·LA 다저스)의 13승에는 팀 동료 코디 벨린저(24)가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했다. 벨린저는 류현진의 솔로 홈런으로 동점이 된 5회말 앞서 나가는 만루홈런으로 류현진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줬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벨린저는 자신의 배트를 류현진에게 빌려줬다. 류현진 그 빌린 배트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첫 홈런을 쳤다. 다저스의 이 홈런을 기폭제로 삼아 역전승을 거뒀다. 사실상 벨린저가 류현진의 13승을 물심양면으로 도운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것이 현지의 평가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의 다저스 담당 23일(한국시간) 켄 거닉 기자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에 “류현진이 벨린저의 배트로 홈런을 쳤다”고 말했다.

LA 다저스 투수 류현진이 23일(한국시간) 2019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 경기가 끝난 뒤 자신이 친 홈런 공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때렸다. [LA 다저스 트위터 캡처]

이날 류현진은 2019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삼진 8개를 뽑아내며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했다. 안타 6개를 허용했고, 1회 솔로 홈런, 7회 투런 홈런을 맞아 실점했다. 류현진의 평균자책점(ERA)은 2.35에서 2.32로 떨어졌다가 두 번째 피홈런 탓에 2.41로 다시 올랐다.

다저스가 2년 만에 시즌 100승째(56패)를 거둔 날 승리 투수가 올해 다저스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한 류현진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컸다. 이날 경기로 류현진은 올해 안방에서 10승 1패, 평균자책점 1.93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류현진은 2013년 MLB 데뷔 이래 7시즌 만에 첫 홈런을 터뜨리고 역전승의 물꼬를 텄다. 0-1로 끌려가던 5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콜로라도 우완 선발 투수 안토니오 센사텔라의 시속 151㎞짜리 속구를 받아쳐 우중간 펜스를 살짝 넘어가는 생애 첫 홈런으로 1-1 동점을 이뤘다. ‘답내친(답답해서 내가 친다)’을 보여준 것이다.

류현진의 홈런 비거리는 119m, 타구 속도는 시속 163㎞로 각각 측정됐다. 류현진의 홈런 비거리는 119m, 타구 속도는 시속 163㎞로 각각 측정됐다. 박찬호는 2002년 다저스에서 2개, 2009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1개 포함 총 3개의 홈런을 남겼다. 백차승은 2008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1개를 쳤다.

류현진이 득점의 포문을 열자 다저스 주포 벨린저가 역전 홈런으로 화답했다. 류현진의 홈런 직후 안타 2개와 볼넷으로 이어간 5회 무사 만루에서 등장한 벨린저는 우측 펜스를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터뜨렸다. 다저스는 5-3으로 앞선 7회 말 코리 시거의 홈런으로 한 점을 더 추가한 뒤 8회말 스미스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다저스가 7-4로 승리하며, 류현진은 13승(5패)째를 거뒀다.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 MLB닷컴의 LA 다저스 담당 켄 거닉 기자가 23일(한국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 ‘류현진이 코디 벨린저의 배트를 빌려 홈런을 기록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켄 거닉 기자 트위터 캡처]

벨린저는 MLB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내셔널리그 MVP 유력 후보 중 한 사람인 그는 이날 만루 홈런까지 46호 홈런을 때렸다. 내셔널리그 홈런 1위(50개)인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에 4개 차로 뒤져 있다. 시즌이 6경기 밖에 남지 않아, 벨린저가 알론소를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알론소가 부진하고 몰아치기를 할 수 있다면 전혀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벨린저가 빌려준 배트를 중계진이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류현진의 홈런 후 카메라는 바로 벨린저를 비춰줬다. 벨린저의 배트로 류현진이 홈런을 쳤다는 소식에 SNS에서는 ‘류가 벨린저의 기(氣)를 받아 홈런을 쳤다’, ‘베이브 류스(MLB 전설적 홈런왕 베이브 루스에 류현진을 빗댄 것. 현지 중계진도 홈런에 놀라 웃으며 ‘베이브 류스’라고 말했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벨린저는 콜로라도전이 끝난 뒤 “류현진이 그동안 홈런을 친 적이 없다는 게 더 놀랍다. 류현진은 훈련할 때 대단한 타격을 한다”고 말했다. 류현진도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 스포츠넷LA와 인터뷰에에서 “내 홈런이 팀에 좋은 계기를 만든 것 같다”며 “홈런이 나온 뒤 팀이 대량 득점했다. 그 타석이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