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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식기도 해외 브랜드가 승승장구…‘밥그릇 싸움’ 밀려난 국산 도자기

  • - 로얄코펜하겐, 이딸라 등 해외 업체 한식기까지 인기
    - ‘본차이나’ 고집하던 국내 도자기 업체 시장 내줄 판
    - 실용성, ‘사진빨’ 중시 트렌드에 본차이나 저물어
  • 기사입력 2019-09-2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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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코펜하겐의 한식기 상차림 모습

왕실 납품이라는 로열티와 깊은 역사, 화려한 디자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해외 도자기 브랜드가 국내 ‘밥그릇 시장’을 점령했다. 해외 업체들은 현지 맞춤화 전략으로 한식기까지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덴마크 왕실 도자기로 유명한 로얄코펜하겐은 2013년부터 한식기를 출시하기 시작, 올해 한식기 라인을 7개까지 늘렸다. 밥그릇과 국그릇, 대·중·소 3가지 크기의 찬기는 기본이고, 불고기 등 주 메뉴를 큰 그릇에 담은 후 각자 덜어먹는 식문화에 맞춰 큼직한 찬기도 내놨다.

이딸라의 한식기 ‘떼에마 띠미’

합리적인 가격대로 인기를 얻고 있는 핀란드 이딸라도 2016년 한식기 라인 ‘떼에마 띠미’를 출시했다. 출시 후 3년만에 이딸라의 한국 매출 중 10%를 차지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밥그릇은 이딸라가 국내에 출시한 500여개 품목 중 단연 매출 1위다.

영국 브랜드 덴비도 인기 라인인 ‘임페리얼 블루’ 출시 30주년을 기념해 한식기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135년이 넘는 이딸라 역사 중 특정 국가를 위해 현지 맞춤형으로 제품을 내놓은 것은 떼에마 띠미가 처음. 로얄코펜하겐도 2013년 한식기 발매가 244년 역사 중 최초의 시도였다. 그만큼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남다르다는 방증이다. 로얄코펜하겐이 진출한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은 일본 다음으로 규모가 큰 시장이다.

해외 업체들의 성장과 반대로, 국내 도자기업체들은 죽을 쑤고 있다. 밥그릇을 빼앗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표주자였던 한국도자기는 매출이 2016년 307억원, 2017년 303억원, 지난해 270억원으로 하락세다. 영업이익도 2016년 2억원에서 2017년 25억원 손실, 지난해 54억원 손실로 악화되고 있다.

행남자기는 아예 영화 사업(스튜디오 썸머)으로 업종을 바꿨고, 그나마 이도도자기나 광주요 등 후발주자와 CJ오쇼핑의 PB(자체브랜드)로 시작해 NB(단독 브랜드)로 독립한 오덴세 정도가 틈새시장에서 생존하는 수준이다. 밥그릇 싸움에서 살아남았다 해도 해외 진출은 언감생심이다. CJ오쇼핑이 대만(공상홈쇼핑)에서 한 차례 오덴세를 판매했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해외 도자기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을 활발하게 누비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내 업체의 부진에 대해 업계는 트렌드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저무는 본차이나의 시대’를 무리하게 붙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국내 도자기 업계는 가볍고, 견고하고, 맑은 유백색이 특징인 본차이나가 주종이었다. 본차이나 6인 세트, 8인 세트 등이 필수 혼수리스트였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소비자 트렌드와 소비행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세트 장만은 지양하고, 필요한 그릇만 골라 사는 실용성이 혼수구매의 기본이 됐다. 세트로 구성했을 때 돋보이는 본차이나의 장점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통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사진을 찍었을 때 멋있게 보이는 것을 선호하는 ‘인스타현상’과, 이에 따라 색감이 선명한 북유럽풍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본차이나는 서서히 저물었다. 두툼하고 무겁더라도 색이 잘 나오는 ‘포셀린’ 그릇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포트메리온, 덴비 등 외국 브랜드들의 유입도 소비자의 눈을 포셀린으로 돌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

변화는 감지했지만 변신은 쉽지 않았다. 이미 제조 설비가 본차이나에 집중돼 있다보니, 이를 포기하기 어려웠기 때문.

한 업계 관계자는 “포셀린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본차이나로 집중됐던 기존 설비를 다 바꿔야하다 보니 부담이 커서 쉽게 ‘턴오버’를 못했을 것”이라며 한국도자기나 행남자기로 대표되는 ‘올드보이’들의 부진을 설명했다.

이도도자기 ‘율 반상기’ 세트
광주요 캐주얼라인 ‘쑥빛 2인 홈세트’

국내 올드보이 브랜드들이 놓친 시장에서 국내 업체는 광주요, 이도도자기, 김성훈도자기, 오덴세 등 개성 있는 업체들이 살아 남았다. 이들은 2인 세트 등으로 실용성을 강조했고, 한국적인 미학을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해 시장을 뚫고 있다. 제품이 ‘화면’에서 유독 돋보인다는 점이 이 업체들의 공통점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광주요, 이도도자기가 젊은 소비자들에게도 인기를 끄는 것은 ‘캐주얼라인의 연청색이 음식 담았을 때 사진을 잘 받는다’는 SNS상의 조언 등도 한 몫을 했을 것”이라며 “요즘 젊은 소비자들은 사진에서 돋보이는 것을 워낙 중요하게 생각해, 이런 마케팅 포인트도 무시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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