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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이 낫다”…저축성 예금 사상최대
7월 1243조, 일년새 93조 늘어
1년 미만 정기예금도 역대 최대
0%대 이자율 불구 ‘안전선호’

0~1%대로 수신금리가 바닥인 상황에서도 저축성 예금 규모가 지난 7월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규제 변화에 맞춰 은행들의 예금 유치 노력이 있었지만,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에 따라 그나마 안정 수익처인 은행 선호 심리가 높아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국내 예금은행의 저축성예금 잔액(말잔)이 전월보다 2788억원 증가해 사상 최고인1243조44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동월대비론 약 93조원 늘었는데, 지난 2011년 4월(약 95조원) 이후 8년 3개월만의 최대 증가폭이다.

저축성예금이란 전체 은행 예금에서 수시 인출이 가능한 요구불금예금을 제외한 정기예금, 정기적금, 상호부금, 장기저축 등을 가리킨다.

정기예금 잔액도 7월에 역대 가장 높은 규모인 739조5644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달보다 한달 새 12조852억원이나 늘었는데 작년 10월(21조9699억원) 이후 가장 크게 증가했다.

1년 미만 단기 정기예금 잔액 역시 259조2750억원으로 통계 편제 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6월보단 약 7조원이 늘었고, 작년 같은 기간보단 30조원이 증가했다. 중도 해지하더라도 수익률 손실이 크지 않은 단기 예금이 증가한 것은 당장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유동 자금의 임시 거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금리 빙하기’로 불릴만큼 은행들의 수신 이자율은 역대 최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9월 현재 6개 시중은행(신한·KB국민·KEB하나·우리·씨티·SC)이 출시한 1년 만기 13개 정기예금 상품의 평균 이자율은 1.47%에 그치고 있다. 1개월 만기 상품 중에선 0%대(신한S드림 정기예금 0.8%, 우리키위정기예금2차 0.9%) 상품도 나와있다.

적금 상품도 큰 차이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6개 은행의 1년 만기 14개 적금 상품의 평균 금리는 1.67%이고, 2년 만기 10개 적금도 1.69%인 상황이다. 이럼에도 예금 가입이 줄을 잇고 있는 것은 그만큼 경기 불안에 따라 다른 고수익·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됐고 소비도 줄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기업들도 위기 증대에 따라 투자를 줄인 대신 유사시 활용 가능한 현금을 더 많이 보유하려 했단 관측이 제기된다.

7월 국내 기업들이 보유한 광의통화(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등)는 평잔으로 사상 최대인 753조원을 기록했다. 전달보다 무려 11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통계청의 7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2.1% 늘었지만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선 4.7% 감소했다. 건설투자도 6월보다 2.3%, 지난해보단 6.2% 줄었다. 소비 역시 전월대비 0.9% 감소했다.

여기에 은행들이 새로운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금 비율) 규제 변화에 맞춰 예금 유치 노력을 기울인 영향도 받았다.

한은 관계자는 이날 “은행들이 예대율 규제에 맞춰 작년말에는 개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지난 7월부턴 기업들을 대상으로 예금 판촉행사를 적극 펼쳤다”며 “경기 불안 속 비교적 안전한 은행 예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을 개연성도 있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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