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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벤츠 기술력’ 토대로 한 엔진 개발·생산 28년…이젠 가솔린 SUV 명가로 거듭난 쌍용차
-쌍용차 내수 및 수출용 중소형 엔진 7종 생산하는 창원 엔진공장 가보니
-벤츠 기술 제휴 통해 1991년 엔진 개발 시작…올해 엔진생산 300만대 앞둬
-디젤 중심에서 가솔린 중심으로 발빠른 변화…내수 3위 원동력
-신형 코란도 엔진, SUV 최초 저공해 3종 인증 획득
경남 창원시 성산구에 위치한 쌍용자동차 엔진공장 모습. [쌍용차 제공]

[헤럴드경제(창원)=박혜림 기자] 언뜻 겉모습만 보면 오래된 학교 같지만 내부는 최첨단 로봇팔이 부품을 가공·조립하고, 쉴 새 없이 200㎏ 안팎의 묵직한 결과물을 생산해내는 곳. 지난 18일 찾은 경남 창원시 성산구 쌍용자동차 엔진공장은 묵묵한 도전과 끈기로 내수 3위에 오른 쌍용차의 지난 날을 연상케하는 모습이었다. 11만5700㎡ 규모의 창원 엔진공장은 매일 수백 개의 내수 및 수출용 중소형 엔진 7종을 생산하고 있었다.

쌍용차는 1991년 메르세데스 벤츠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본격적인 엔진 개발에 뛰어들었다. 엔진 설계 및 생산 기술과 시험 검증 방법 등 벤츠의 노하우를 고스란히 전수받아 1994년 첫 엔진을 생산했고, 이를 바탕으로 2004년에는 독자 엔진 개발 능력을 확보했다. 또 같은 해 8월에는 100만대 엔진 생산을 달성했고, 올해는 300만대 생산 돌파를 앞두고 있다.

민병두 쌍용차 창원공장 담당 상무는 “오래 전 기자들에게 ‘쌍용차도 엔진을 만드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고 회상하며 “벤츠의 엔진 개발 설계기술은 물론 생산 시스템까지 이어받아 1991년도부터 만들어오고 있는 만큼 내구성엔 자신있다”고 말했다.

이를 방증하듯 공장 곳곳에는 “불량은 받지도, 만들지도, 보내지도 말자. 우리는 명품 엔진만 만든다”는 표어와 더불어 벤츠 품질을 목표로 한다는 다짐이 붙어 있었다.

과거에는 디젤 엔진 개발 및 생산에 공력을 기울였다면 최근에는 친환경차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가솔린 엔진 개발·생산에 힘을 쏟고 있다. 쌍용차의 엔진 라인업 7종 가운데 가솔린이 4종으로 디젤(3종)을 앞질렀다.

쌍용차 창원 엔진공장 내부 생산라인 모습. [쌍용차 제공]

김성훈 쌍용차 연구소 소속 파워트레인 개발담당 상무보는 “강화되는 배기가스 및 연비 규제에 대응하면서 고효율 다운사이징 가솔린 엔진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티볼리 가솔린 모델과 코란도 가솔린 모델에 탑재된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지난 2016년 4월 콘셉트와 디테일 디자인에 돌입해 장장 37개월의 여정을 거쳐 올해 5월 티볼리에 최초로 적용돼 출시됐다. 특히 신형 코란도의 경우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1㎞에 19㎎에 불과해 SUV 차량으로서는 최초로 저공해 3종 자동차 인증까지 획득했다.

1.5ℓ 가솔린 터보 엔진 생산은 기존에 판매됐던 1.6ℓ 가솔린 MPI 엔진 및 1.6ℓ 디젤 엔진과 더불어 제1공장에서 이뤄진다. 창원 엔진공장 관계자는 “부품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12단계를 거쳐 생산한다”면서 “엔진당 2만여개의 부품을 가공하고 조립해 완성품까지 5~6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렇게 완성된 엔진은 매일 87개씩 8번에 걸쳐 평택 공장으로 운송돼 하나의 완성차로 거듭난다.

디젤 중심에서 가솔린 중심으로 발빠르게 변화한 덕에 내수 3위에 오를 수 있었지만, 친환경차시대의 도래는 여전한 숙제다.

이에 대해 민 상무는 “현재로선 다운사이징 소형 엔진을 갖춰 연비를 향상시키고 배기가스를 저감시키는 일이 쌍용차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이라는 입장이다. 쌍용차가 내부적으로 하이브리드 전동화 전략을 취한 만큼 보다 작은 엔진에 대한 기술 개발을 이어나가겠다는 것이다.

민 상무는 “배기량을 낮추면서 연비는 높인 고효율 다운사이징 엔진이 자동차 시장의 추세이고, 쌍용차가 가진 ‘작은 엔진’ 기술은 큰 강점이 될 것”이라며 “전동화는 회사의 전체 전략에 맞춰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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