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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볕 꺼리는 젊은 여성, 다발성경화증 ‘위험’
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국내 환자 연구
발병땐 완치 힘든 만성 신경면역계 질환

# 직장인 이모(31)씨는 평소 피부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쓴다. 특히 피부가 하얀 편인데 주변에서 “피부가 하얗고 예쁘다”는 말에 하얀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다. 피부가 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외선 지수가 높은 날에는 되도록 외출을 하지 않고 실내에만 머문다. 외출을 하더라도 긴 옷이나 모자로 햇빛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가끔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더니 체내 비타민D가 많이 부족한 상태라는 얘기를 들었다.

피부 관리 등의 이유로 평소 햇볕을 쬐는 시간이 적은 젊은 여성은 다발성경화증(MS)의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다발성경화증은 적도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 특히 햇볕 노출이 적은 북유럽 등에서 발병이 높아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권에서는 다발성경화증의 유병율도 낮고 증상도 가벼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다발성경화증 유병율이 국내에서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성민 교수, 국립암센터 김호진 교수, 전북대병원 신현준 교수팀은 국내 17개 대학병원 연구진과 함께 국내 다발성경화증 환자 266명의 뇌자기공명영상과 뇌척수액 검사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나이가 많은 환자보다 나이가 적은 환자일수록 질병 초기부터 뇌염증 정도가 심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뇌 염증성 병변 개수는 10년을 주기로 27%씩 늘어났다. 젊은 환자일수록 뇌척수액 검사상 전신 면역반응이 더 심했는데 1950년대생 환자보다 1990년대생 환자의 면역반응은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발성경화증은 뇌, 척수, 시신경 등을 포함한 중추신경계에서 발생하는 만성 신경면역계질환으로 원인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신경을 둘러싸고 있는 수초가 손상되어 뇌로부터 신체의 여러 부분으로 가는 신경자극 전달이 방해돼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발성경화증은 발생 부위에 따라 감각 이상, 시각장애, 피로, 운동장애, 균형 감각 이상, 장 및 방광 문제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다발성경화증은 희귀질환으로 분류되지만 만성질환에 해당한다. 한 번 발병하면 완치가 힘들어 평생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발병 연령은 경제 활동이 활발한 20~40대에 많은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 2~3배 많이 나타난다.

해외연구에 따르면 비타민D 결핍, 비만, 야간 근무, 도시화 등의 환경 변화가 다발성경화증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이 중 비타민D는 햇볕을 피부에 쏘일 때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데 국내 젊은층은 이전 세대와 달리 장기간 실내 생활로 비타민D가 결핍되는 경우가 많다. 뿐만 아니라 패스트푸드 섭취, 운동 부족으로 인한 소아 비만, 야간 근무 및 학업 등 환경적 위험 인자들이 급속하게 증가했다. 손인규 기자/ik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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