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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반 전에 엘니뇨 예측 가능해졌다…AI로 난제 풀어
함유근 연구팀, 딥러닝 적용 엘니뇨 예측 모델 개발
1년 전에…엘니뇨 여부·강도·위치 장기 예측
"기후 변화 예측, AI 도입 활발해질 것"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기후 분야의 난제로 꼽히는 엘니뇨 현상을 무려 1년 반 전에 예측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AI를 이용해 기후 예측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첫 사례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다.

19일 함유근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엘니뇨의 발생 여부와 강도, 발생 위치까지 1년 반 전에 예측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2016년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국’을 펼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에 적용된 딥러닝 기법이 AI 모델의 기반이 됐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바닷물 온도가 평소보다 상승하는 현상으로 폭염·혹한·가뭄·홍수 등 지구촌 기상 이변의 주범이다. 연구진들은 전 지구적으로 피해를 입히는 엘니뇨 현상을 미리 예측하기 위해 지난 수십년간 예측 모델을 만들었지만 그 성능은 모두 1년을 채 넘지 못했다.

함 교수는 예측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딥러닝 기법 가운데 ‘합성곱 신경망’(Convolutional Neural Network)에 주목했다. 이는 시각적 이미지 분석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딥러닝 알고리즘이다. 연구진은 대기-해양 접합 시뮬레이션 자료(CMIP5)와 1871년부터 1973년까지에 걸친 관측 재분석 자료를 알고리즘 학습에 활용했다.

학습된 알고리즘으로 1984년부터 2017년까지 발생한 엘니뇨 예측성을 검증한 결과 새 모델은 다른 기관에서 개발된 엘니뇨 예측 시스템보다 성능이 크게 뛰어났다. 엘니뇨 지수 예측 성능을 보면, 초기 6개월까지는 AI를 이용한 새 모델과 기존 예측 모델의 결과가 비슷하다. 그러나 6개월 이후부터는 새 모형의 성능이 기존 모델과 견줘 정도 이상으로 뛰어나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모델은 엘니뇨 발생 여부뿐만 아니라 발생 위치까지 구분해 냈다. 1년 뒤 발생하는 엘니뇨가 동태평양 바닷물이 뜨거워지는 엘니뇨인지 또는 중태평양 바닷물이 뜨거워지는 엘니뇨인지 맞추는 수준이 66.7%였다.

함 교수는 “엘니뇨 장기 예측이 가능해지면 전 세계적인 곡물 가격 변동이나 정책 수립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된다”라며 “엘니뇨 현상뿐 아니라 다양한 기후 현상의 예측 성능을 높이기 위해 AI가 활용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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