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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만류했는데”…청와대 코앞서 ‘黃 삭발’에 靑 “유감”
-“文대통령 재고 요청 불구 야당대표 삭발 유감”
-“더 할 얘기 없다”속 청와대 관계자들 말 아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6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촉구' 삭발식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있는 청와대 코앞에서 제1야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삭발 투쟁’으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반대를 위한 대여투쟁의 승부수를 띄운 가운데 청와대 곳곳에서 당황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직접 ‘염려와 걱정’의 뜻을 전달했지만 황 대표가 삭발을 감행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문 대통령이 삭발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는데도 청와대 앞에서 야당 대표가 삭발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더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다른 관계자들은 이에 대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황 대표는 전날인 16일 오후 5시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문 대통령을 향해 조국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하며 삭발했다. 황 대표의 삭발식이 진행되고 있는 같은 시각,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 브리핑을 열고 “문 대통령은 강기정 정무수석을 불러서 황 대표의 삭발과 관련해서 염려와 걱정의 말씀을 전달했다”며 “삭발에 대해서 재고를 요청드린다는 의견도 전달했다”고 밝혔다.

앞서 황 대표의 삭발식이 열리기 전부터 청와대는 분주하게 움직였다. 고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수석·보좌관 회의가 끝난 직후 강 수석을 따로 불러 ‘염려와 걱정’의 뜻을 전달했다. 강 수석은 바로 황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도읍 한국당 의원에게 전화를 해서 ‘국회에서 만나자’는 뜻을 전했지만 황 대표 측에서는 이를 거절했다.

이후 강 수석은 다시 한번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으로 직접 가서 만나자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이 역시 한국당 측의 정중한 거절로 불발됐다. 강 수석은 고육지책으로 춘추관에서 대통령의 뜻을 설명하려고 했고, 삭발식을 진행하기 직전 황 대표를 만나 문 대통령의 삭발 재고 요청을 전달했지만 끝내 황 대표의 삭발을 지켜볼수 밖에 없었다. 다만 황 대표는 강 수석과 만난 자리에서 “조국 장관을 파면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강 수석은 “잘 전달하겠다”고 답하고 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황 대표는 전날 문 대통령과 여당의 만류에도 삭발을 감행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헌정 유린과 조국의 사법유린 폭거가 더이상 묵과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제1야당 대표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 정권에 항거하는 제 뜻과 의지를 삭발로 다짐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했다. 역대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야당 대표이던 시절 단식을 한 적은 있어도 제1 야당의 대표가 ‘삭발 투쟁’에 나선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당 당직자들과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청와대 앞 농성을 이어갔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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