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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피폭에 유가 비상…브렌트유 장중 19% 폭등
WTI는 15%…배럴당 100弗 우려
세계 산유량 5% 타격 ‘역대 최악’
예멘반군의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의 피격 후 모습을 위성으로 찍은 것이다. 피격 이튿날인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부와 위성영상 제작업체 디지털글로브가 공개했다. 해당 시설은 원유를 탈황·정제하는 아람코의 아브카이크 단지에 위치해 있다. 왼쪽 사진에서 빨간 표시가 된 시설이 드론 피격을 받은 곳으로 “핵심 기반시설 중 대략 17곳이 타격을 받았다”고 사진에 써 있다. 오른쪽 사진은 왼쪽 사진 중 일부(이미지2)를 확대한 것으로 드론 공격으로 훼손된 부분이 빨간 네모로 표시돼 있다. [AP]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 두 곳이 14일(현지시간)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가 사라지면서 국제유가가 10% 이상 급등세를 나타냈다. ▶관련기사 2·16면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사회도 사우디 정부와 공조에 나서고 있지만 시설을 복구할 때까지는 유가가 올라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6일 오전 싱가포르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장 초반 전거래일보다 11.73달러 오른 71.95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19.5%나 폭등한 가격으로, 1988년 브렌트유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래 달러화 기준 가장 큰 폭의 증가다. 또한 증가율로는 1991년 이래 최대폭이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는 이날 오전 1시 52분 현재 배럴당 12.4% 상승한 67.6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일 오후 전거래일보다 15.5% 높은 배럴당 63.34달러까지 뛰었다.

앞서 14일 10대의 드론이 사우디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을 공격했다. 세계 최대 원유 처리 시설인 아브카이크 단지와 사우디 내에서 두 번째로 큰 쿠라이스 단지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하루 570만배럴 규모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으로 사우디 정부는 예상했다.

이는 사우디 산유량의 절반이자, 전 세계 산유량의 5%에 해당한다. 아람코 지난달 하루 평균 985만배럴의 석유를 생산했다.

이번 생산 중단은 역대 석유 시장에서 단일 사건으로는 최악의 규모로, 1990년 8월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이라크 침공으로 인한 양국의 석유 생산 손실량을 능가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아울러 미국 에너지부 자료에 따르면 이슬람 혁명 기간인 1979년 이란 석유 생산의 손실량보다 많다는 설명이다.

미국 투자은행 레이먼드 제임스의 석유 애널리스트 파벨 몰카노프는 “이같은 규모의 단일 생산 중단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발생한 적이 없다”고 워싱턴포스트(WP)에 말했다.

WTI는 지난 6개월 동안 배럴당 50~60달러대에서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이보다 약간 웃도는 가격을 나타내왔다.

WP는 아람코 공격의 여파로 유가가 향후 며칠간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는 “사우디는 시설을 수리하고 석유를 계속 공급하기 위해 긴급히 움직이고 있다”면서 “사우디의 대응이 유가가 얼마나 올라가고 얼마나 오래 상승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WP에 설명했다.

그레그 뉴먼 오닉스 원자재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시장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여러 관계자들은 사우디가 며칠 내로 중단된 석유 생산 중 상당 부분을 재개할 수 있지만 전체 생산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수주가 필요하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덴마크 투자은행 삭소뱅크의 상품 전략 책임자 올레 한센 상품 전략 부문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경제는 경기가 둔화되는 시점에 더 높은 유가를 감당할 여유가 없다”고 우려했다.

이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성명을 내고 “세계 원유 시장은 현재로선 재고가 충분해 공급은 잘 이뤄질 것”이라며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사우디 당국, 주요 산유국, 수입국과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에너지부도 시장 혼란을 막기 위해 필요할 경우 비축된 재고를 풀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유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을 근거로 나는 전략비축유(SPR)의 방출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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