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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EF 명과 암⓵]출자약정 10조 MBK, 투자처 찾기 ‘난제’
국내 산업 성장 둔화
M&A 시장 구조조정 매물만 늘어
인수 전략 넘어 밸류업 집중

[헤럴드경제=김성미 기자]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출자약정액이 80조원을 돌파하는 등 PEF 전성시대를 맡고 있다. 2009년 말 20조원에 이르던 PEF 출자약정액이 약 10년 새 4배 가량 뛰었다. 국내 PEF 운용사들은 내부수익률(IRR)이 높기로 유명하다. 문제는 조성한 펀드로 투자할 곳을 찾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국내 M&A 시장에서 더 이상 똘똘한 매물을 찾기 힘든 상황이다.

◇MBK, 출자약정 10조 ‘활짝’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위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올 6월 말 기준 PEF 출자약정액이 9조7078억원을 기록했다. 운용하고 있는 PEF만 17개에 이르는 등 출자약정 10조원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외에도 출자약정액이 1조원이 넘는 국내 PEF 운용사가 증가하고 있다. 한앤컴퍼니는 출자약정액 7조672억원으로 2위에 올랐다. 산업은행 등 정책금융을 제외하면 IMM프라이빗에쿼티가 4조8871억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IMM인베스트먼트가 2조6533억원으로 4위를, 큐캐피탈파트너스가 2조4730억원으로 5위를 이어갔다. 뒤이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1조9463억원 규모다.

특히 국내 대형 PEF 운용사들은 펀드 수익성이 높기로 유명하다. 글로벌 유명 PEF 운용사들도 IRR이 15%를 넘기 어렵지만 국내 대형 PEF 운용사들은 IRR이 20%를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파트너스의 4호 펀드는 지난해 말 기준 20.4%의 IRR을 기록한 바 있다.

◇펀드 소진 ‘난제’

그러나 최근 대형 PEF 운용사들은 조성한 펀드로 투자할 곳이 없다는데 입을 모은다. 국내 M&A 시장에서 수익성을 노리고 살만한 매물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들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PEF 운용사들이 투자처를 발굴하는 게 숙제가 됐다.

대형 PEF 운용사 관계자는 “과거에는 엑시트(투자금 회수)로 얼마나 수익성이 날까를 기준으로 매물을 다각도로 평가했다면 최근에는 건강한 매물이 거의 없는 탓에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가능 여부를 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즉 국내 M&A 시장에 아시아나항공 등 구조조정 매물이 더 많아지면서 쉽사리 투자에 뛰어들기 어려운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에는 아예 매물 자체가 줄어들면서 대형 PEF 운용사들은 펀드 소진을 위해 매물이 나오기만 하면 인수에 나서는 상황까지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대형 PEF 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M&A 시장 성장 둔화로 빠른 엑시트가 쉽지 않다보니 운용보수와 성과보수 등의 보수체계를 적절히 유지하기 위해, 나오는 매물마다 인수를 검토한다”며 “인수 전략뿐만 아니라 인수 후 밸류업 전략도 중요한 인수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MBK파트너스는 국내 PEF 시장에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입지가 작아졌다. 글로벌 PEF업계 전문지인 프라이빗에쿼티인터내셔널(PEI)이 선정한 ‘세계 300대 사모펀드(PEI 300)’를 보면 2017년 26위까지 올랐던 MBK는 올해 99위까지 떨어졌다.

miii0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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