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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부동산 간접투자 후진국…미국의 1230분의 1
우량자산·혜택 부족에 도입 20년째 '걸음마'
신한알파리츠가 기초자산으로 한 경기도 성남시 판교역에 있는 ‘크래프톤타워’ [신한리츠 제공]

[헤럴드경제]우리나라 사람들은 전 재산을 건 부동산 직접 투자에만 열중할 뿐,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고 안정된 간접투자는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시장 규모만 봐도 비슷한 시기 도입한 일본·홍콩 등의 수십, 수백분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15일 유럽상장부동산협회(EPRA)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상장 리츠 규모는 1조원 정도다.

부동산 간접투자는 주로 상업용 부동산,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여러 주체가 함께 돈을 모아 투자하고 이익을 나눠 가지는 것이다. 리츠는 대표적 부동산 간접투자 형태로, 부동산투자회사로부터 배당을 받거나 이 회사가 주식시장에 상장돼 거래되면 보유한 부동산투자회사 주식의 시세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리츠는 이리츠코크랩, 신한알파리츠 등 5개 뿐이다.

우리나라 상장 리츠 도입 시점(2001년)과 큰 차이가 없는 일본(2000년 도입), 싱가포르(2002년), 홍콩(2003년), 프랑스(2003년)의 상장 리츠 가치는 각 128조원, 60조원, 36조원, 68조원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36∼128배에 이르는 규모다.

심지어 6년이나 늦게 도입한 영국(2007년)도 한국의 87배(87조원)였고, 부동산 간접투자 선진국 미국(1960년·1230조원), 호주(1971년·101조원), 캐나다(1993년·61조원)와의 격차도 컸다.

이들 주요 국가의 상장 리츠가 이렇게 커진 데는 우량 공공자산 공급, 세제 혜택 등의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과 일본은 금융위기 시기에 유동성 공급, 싱가포르는 ‘금융허브’라는 국가 목표 달성, 홍콩은 공기업 재정 확보를 위해 정책적으로 부동산 간접투자에 혜택을 몰아줬고 그 결과 지금은 국민이 보편적으로 활용하는 안정적 투자처로 자리 잡았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우선 우량 자산이 기관투자자·외국인 등 소수 고액자산가가 투자하는 사모(私募) 리츠나 부동산 펀드에 집중되면서 일반 대중의 부동산 간접투자 기회가 적어졌고, 시장 규모도 커지기 어려운 구조다.

예를 들어 여의도 IFC빌딩과 공평동 센트로폴리스는 외국인이, 종로 그랑서울과 서울역 앞 서울스퀘어는 연기금이 사모 형태로 투자한 대표적 부동산들이다. 자산운용사도 큰 규모의 자금 조달이 손쉬운 기관투자자와 외국인 대상의 투자 유치에 집중하는 게 현실이다.

상장 리츠 등 공모 방식의 부동산 간접 투자에 사모와 차별적인 세제 혜택도 없는데다, 오히려 설립 절차(인가)가 사모보다 더 까다롭고 공시 등 의무만 더해지기 때문에 시장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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