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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묘시 벌이나 뱀 주의…긴 옷 입고 쏘이거나 물리면 빠르게 응급처치
벌초나 성묘시에는 긴 옷을 입어야 안전하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 송모(52)씨는 지난 해 추석 성묘를 위해 뒷산에 올랐다가 뱀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 경험이 있다. 당시 함께 산에 오른 친척이 뱀이 있다고 알려주지 않았다면 하마터면 물릴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위치에 있었다. 송씨는 올 해에는 뱀은 물론 벌에도 쏘일 수 있다는 생각에 긴 옷을 준비했다.

추석에는 조상이 있는 묘에 인사를 하기 위해 산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가을철 산에 오르다보면 벌이나 뱀, 또는 진드기에 쏘이거나 물리는 사고 위험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실제 지난 해 추석이 있었던 9월 한 달간 벌 쏘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총 3681명이었다. 비슷한 시기 뱀에 물리는 사고도 잦았다. 작년 9월 뱀 물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582명으로 같은 해 겨울(1~2월) 한 자리 수 환자가 발생한 것과 비교하면 매우 많았다.

흔히 뱀에 물리는 것이 벌에 쏘이는 것보다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벌에 쏘일 경우 뱀에 물린 것보다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뱀에 물린 경우에는 위험한 증상이 수 시간부터 수일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는 반면, 벌에 쏘인 경우 일부 환자는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기 때문이다.

정지원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벌에 쏘이면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라는 알레르기 반응에 의해 15분 이내에 사망할 수 있는데 특히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알러지성 결막염, 알레르기성 비염, 음식 알레르기, 약물 알레르기 등)은 정상인보다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할 확률이 3~5배 높다”고 말했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재빨리 벌침을 제거해주는 것이 좋다. 최한성 경희대병원 응급의료센터 교수는 “벌침을 제거하기 위해 손으로 잡아서 빼다보면 독낭을 손가락으로 누르게 되어 독액의 주입을 더욱 촉진시킬 수 있다”며 “신용카드와 같이 끝이 단단하고 평평한 물건을 이용해 벌침을 긁어내듯 쓸어서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벌침을 제거한 후에는 쏘인 부위를 깨끗이 씻은 후 얼음찜질을 해야 한다. 벌에 쏘이면 대부분 통증 외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가슴이 답답해지거나 숨이 차고, 어지럽거나 복통이 느껴지고 입술 주위가 붓는다면 벌독의 아나필락시스 반응에 의한 것일 수 있어 반드시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조치를 받아야 한다.

한편 뱀에 물리면 30~60분 이내에 통증, 부종, 홍반, 반상출혈 등의 국소증상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날수록 해당 증상이 전신으로 확장되면서 오심, 구토, 호흡곤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한성 교수는 “만약 뱀에 물렸다면 상처는 항상 심장보다 낮게 위치시키고 물린 팔이나 다리에 팔걸이하거나 간단한 부목을 대어 움직이지 않게 하는 것이 독의 확산을 막는 방법”이라며 “상처 부위를 절개해 임의로 독을 빨아내거나 소독용 알코올 혹은 얼음으로 문지를 경우 조직 손상을 유발하는 등 더욱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뱀에 물리면 최대한 물린 부위를 움직이지 말고 빨리 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의료진의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묘를 위해 수풀에 들어가거나 산에 오를 때는 ‘쯔쯔가무시병’을 조심해야 한다. 쯔쯔가무시병은 들쥐에 기생하는 털진드기 유충에 의해 발병하는데 크기가 0.1mm에 불과해 눈으로 식별이 불가능하다.

보통 유충에 물린 뒤 1주일 전후로 전신에 반점 등이 나타난다. 대부분 호전되지만 일부에서는 폐렴, 심근염, 뇌수막염 등의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특히 노인과 만성질환자는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이미숙 경희대학교병원 감염면역내과 교수는 “털진드기 유충에 물리면 유충 침샘에 있는 균이 체내로 들어오면서 전신 혈관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며 “물린 후 6~21일 사이에 심한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 발진, 림프절 부종 등이 생기고 물린 부위에 검은색 가피(딱지)를 형성하는 독특한 상처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쯔쯔가무시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발과 긴 옷을 입고 야외활동 뒤에는 옷을 털며 몸을 깨끗이 씻는 등 개인위생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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