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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건강포럼-민병주 소호클리닉 피부과 외과 원장·의학박사] 면역 떨어지는 환절기 불청객, 대상포진
고등학교 남학생이 오른쪽 갈비뼈 밑으로 발진이 생겨 내원했다. 며칠전부터 오른쪽 앞가슴 부위가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하더니 수포같은 발진이 생기고 옷깃만 스쳐도 너무 아프다고 했다. 오른쪽 앞가슴의 신경절을 따라 띠모양으로 군집해 있는 수포성 피부병변이 보였기 때문에 대상포진으로 진단하고 항바이러스제를 처방하였다. 이 학생은 다행히 대상포진의 합병증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발전하지 않고 일주일 후 호전되었다.

보통 대상포진은 나이가 많고 면역이 약한 노인에게 많이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과로하는 30~40대, 스트레스가 많은 학생들에게도 종종 나타난다. 보험공단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대상포진 환자는 50대가 24.5%, 60대가 21.1%로 주연령층은 50~60대이지만 20~30대 젊은 환자도 18%나 된다. 무더위에 잠을 설치고 낮에는 과로를 하는 생활을 반복하다 보면 면역이 떨어져 대상포진에 걸리기 쉬운 상태가 된다. 아침 저녁으로 기온이 떨어지면서 낮과의 기온차가 급격히 벌어지는 환절기에도 면역이 약해지기 쉬워 대상포진 같은 질병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우리 몸에 들어온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신경을 타고 척수 속에 숨어 있다가 몸이 약해지거나, 당뇨나 암 등 다른 질환으로 면역 기능이 떨어지게 되었을 때 다시 활성화되어 병을 일으키는 것이다. 대상포진은 신경을 따라 퍼지는 특징이 있고 신경은 척추를 중심으로 오른쪽, 왼쪽으로 뻗어 나오기 때문에 병변은 한 쪽으로 신경절을 따라 띠 모양으로 분포하게 된다.

처음에는 발진이나 수포가 없이 근육통 같은 통증만 있는 경우가 많다. 신경통이나 오십견, 늑막염 등으로 잘 못 알고 있다가 며칠이 지나 물집모양의 발진이 띠모양으로 나타나면 진단하게 된다. 병변은 고름집으로 변하다가 일주일 정도가 되면 딱지가 생긴다.

대상포진은 침범한 부위에 따라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안면부에 들어오면 안면신경마비 증상이 올 수 있고, 눈 주위 신경을 침범하면 시력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다. 골반 부위에 생긴 경우 방광부위 신경을 손상시켜서 소변을 못 보기도 한다. 드물게는 운동신경을 침범해 팔다리를 못 드는 경우도 있다. 치료는 항바이러스를 투여하는 것이며 발진 발생 72시간 내에 치료하는 것이 좋다.

보통은 2~3주 안에 물집 딱지가 떨어지면서 완화되지만 통증이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이 대상포진후 신경통이다. 대상포진후 신경통으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일상생활에 매우 불편하고 불면증, 우울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발생률은 10~18%이나 60세 이상에서는 40%까지 올라간다. 고령의 환자일수록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발생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예방접종은 대상포진의 발생을 50% 정도밖에 감소시키지 못하지만 동시에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발생을 60% 정도 감소시킨다. 때문에 예방접종을 한 사람은 대상포진을 앓더라도 훨씬 가볍게 지나가고 대상포진후 신경통의 발생이 적다고 할 수 있다. 가장 좋은 예방법은 평소 면역이 저하되지 않도록 몸을 관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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