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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서장우 국립수산과학원장] 바다 위 4차 산업혁명,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 박차

2018년 10월, 해양수산부와 국립수산과학원은 경남 하동에서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양식 기술을 선보였다. 시연회에는 해수부 장관을 비롯한 수산 관계기관, 바다바꿈 자문단(양식업 2~3세대, ICT 벤처기업, 학계) 등이 참석해 스마트양식장 운영기술을 보고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세계 수산선진국에 비해 출발이 늦었지만 우리나라도 스마트양식 기술 개발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다.

우리나라 양식업은 1960년대부터 지속적인 성장을 했으나 최근 220만 톤 수준에서 정체되고 있다. 양식업은 1차 산업으로 많은 경험과 인력이 필요하나 어가인구는 10년 동안 40%가 줄었고, 65세 이상 비율은 33%에 이르러 인력부족과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져 소규모, 가족경영 체제인 양식업 경영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세계 양식산업은 매우 빠른 속도로 변모해 가고 있다. 전통적인 1차 산업의 방식에 4차 산업혁명기술을 발 빠르게 적용시킨 스마트양식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마린하베스트는 연어 한 품종으로 연간 4조8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경남 하동 숭어양식장에 스마트양식 시스템을 구축한 국립수산과학원은 2016년도부터 관련 핵심 기술들을 개발하기 시작해 지난해 처음으로 스마트양식 개념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을 도입한 후에는 양식장에서 좀처럼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 예전에는 매일 새벽부터 많은 사람들이 숭어의 상태와 컨디션에 따라 먹이를 주고, 혹시 죽거나 활력이 떨어진 숭어를 찾아내 건져내야 했다. 또한 숭어가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하려면 그물을 들어 올리고 뜰채로 떠서 저울에 달아 확인해야만 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기술을 적용한 스마트양식장으로 변모한 순간, 이 모든 일들을 첨단 기계 장치들이 알아서 척척 해주고 있다. 수중 카메라를 통해 육지에서도 가두리 안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자동으로 사진을 찍어 어체(몸) 길이와 무게 등 성장상태를 언제 어디서든지 태블릿 PC, 스마트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능형 자동먹이 장치는 어군탐지기의 영상을 이용해 어류의 유영패턴과 먹이활동을 기계 스스로 분석하여 사료 공급과 중단을 결정한다. 지금은 시작 단계지만 앞으로 최적의 성장 데이터가 확보되면 인공지능(AI)이 빅데이터를 분석해 먹이량을 결정하게 된다. 이 외에도 수중드론이 가두리 양식장 내 그물 파손 여부를 확인하고, 그물망에 낀 이물질을 청소하며, 죽거나 병들어 가라앉은 숭어를 건져내기도 한다.

스마트양식은 전통 양식에 비해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4ha 면적에서 숭어 65만 마리를 16개월 동안 키울 경우, 전통 양식장에서는 약 5억 원의 소득을 얻을 수 있으나 스마트양식장에서는 약 18.4억원으로 예상돼 3.7배의 차이가 난다. 이러한 이유는 스마트양식 기술에 의한 최적의 사육환경 조성으로 성장률 향상과 질병에 효과적인 대응으로 폐사율 감소, 자동화로 인한 노동력과 사료비용 감소 등에 따른 매출액 38% 증가, 인건비와 사료비가 각각 44%, 20% 절감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은 현재 육상 스마트양식장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마트양식의 최종 목표는 인공지능으로 양식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젊은 층의 어촌 유입을 활성화시킬 수 있고, 정보통신기술(ICT),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드론, 로봇 등의 첨단 기술들을 계속 개발하고 융합해야 하므로 많은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업계의 투자가 활발해진다면 빠른 시일 내 우리나라도 세계 최첨단 스마트양식 국가 대열에 올라설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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