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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 촛불, 90년대생, 그리고 조국

자고나면 새로운 의혹이 나온다. 하나같이 놀랍고 기상천외하다. 반전도 그런 반전이 없다. 다음에 터질 건 뭘지 궁금해질 정도다. 이런 흥미진진한 연재소설을 본게 언제였을까 싶다. 오죽하면 한일 갈등의 이슈까지 삼켜버렸을까. 이젠 거의 게이트가 되어버린 조국 후보자 얘기다.

이쯤에서 궁금한 게 생긴다. 조 후보자나 청와대는 이런 일들을 몰랐을지의 여부는 아니다. 그렇다면 자신 모르게 가족과 친척들이 다 벌인 일들이라고 말해야 한다. 그건 아니라는 얘기다. 알고도 돌파를 결심했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 판단이다. 다만 이정도까지 탈탈 털릴 줄은 예상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패밀리 관리도 못하는 사람에게 나라 법 관리를 맡길 수 있느냐”거나 “흠결을 알고도 밀어붙인 건 국민을 무시한 오만한 처사”라는 비난은 좀 미뤄야 할 듯 하다. 더 급한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 조 후보자나 청와대는 어떤 생각일까. 뭔가 변화의 기류가 생겨야 마땅하다. 그만큼 폭발력이 큰 이슈들이 많다. 변화로 볼만한 조짐들도 있다. 언론에서 보호나 물타기가 없어진지는 꽤 됐다. 심지어 진보적인 친정부 매체들까지 조국 털기에 합류했다. 청와대는 물론 여론의 변화기류를 감지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국면전환 논리로는 당대 제일인 유시민 조차 입을 닫고 있는 것도 이런 추론에 힘을 실어준다.

게다가 이제 시작이다. 특히 조 후보자 딸의 유력 의학 논문 논문 제1저자 등재와 사모펀드의 문제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세상에 비밀은 없다. 익명의 제보는 더 많아질 것이다.

당연하지만 궁금증은 결국 문재인 대통령을 향한 것이다. 그는 어떤 생각일까? 아직 청와대와 야당의 비호 수준을 보면 대통령의 직접적인 변화는 없는 모양이다. 하지만 고민이 많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적어도 문 대통령이 이달초 청와대 참모들에게 선물한 ‘90년대생이 온다’는 책을 제대로 읽었다면 말이다.

책에서 저자 엄홍택씨는 90년대생들이 중요시하는 점의 하나로 정직을 든다. 90년대생들은 개인의 정직은 물론이고 그걸 넘어선 정직한 시스템을 요구한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 기업과 금융기관, 대기업 공채비리로 상대적 박탈감에 더불어 신뢰성을 잃은 90년대 생들이 그토록 공무원 시험에 몰리는 것도 정직하게 노력해 인정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 후보자의 딸이 필기시험 한번 보지않고 선망의 대상인 외고와 명문대, 심지어 의전원까지 들어가는 과정은 90년대생들에게 전혀 정직한 시스템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해 불가능한 스펙이나 터무니없는 장학금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던 문 대통령은 조국이란 인물로 인해 초유의 위기를 맞았다. 90년대생들이 촛불을 들고 있지 않은가. 조 후보자가 맞으면서 묵묵히 앞으로 가게 내버려 둬서는 안된다. 대통령이 권해준 책을 읽었다면 참모들 누군가는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 전 정권의 대통령 탄핵 사태도 최순실보다 정유라가 분수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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