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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국내 ESS시장 7년새 3632배 초고속성장…글로벌 석권 ‘충전완료’
-업계 기술 개발·정부 지원 힘입어 국내 시장 폭발적 증가
-글로벌 시장 2025년 292억달러…국내 업체들 해외 진출 사활
-전 세계 수요량 30% 달할 북미 시장 주목…中·EU도 유망 시장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화재사고로 생산은 물론 설치·발주까지 사실상 모든 시장이 올스톱되는 ‘고난의 행군’을 힘겹게 이겨낸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월 발표한 ‘ESS 사고원인 조사결과 및 안전강화 대책’을 통해 잇단 화재의 원인을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ESS 통합제어·보호체계 미흡 등 4가지 요인으로 정리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배터리 자체의 결함보다는 전력변환장치(PCS),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의 복합적인 원인에 사고의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내 ESS업계는 향후 또다시 발생할지 모를 결함에 대한 경각심 제고와 함께 급속도의 양적 성장을 이룬 시장 자체를 되돌아보는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헤럴드]

실제로 국내 ESS시장은 여타 어느 산업분야와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다.

에너지 시장 조사업체인 블룸버그 신에너지 파이낸스(BNEF)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ESS 에너지 저장설비 규모는 지난 2012년 1MWh에서 지난해 3632MWh로 7년만에 3000배 넘게 성장했다.

2017년 설비규모인 763MWh과 비교해봐도 1년새 5배 가까이 시장이 커진 것이다. 2013년 30개에 불과하던 사업장 수도 지난해 947개로 급증했다.

업계의 기술 혁신과 함께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른 전기요금 할인특례,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 부여 등 전폭적인 지원이 맞물려 이같은 성장세가 가능했다.

이처럼 시장이 커지며 저장장치인 배터리 생산업체는 물론 관련 설비의 설치·관리·시스템 구축 등 ESS산업 전후방 업체들의 기술력도 탄탄해졌다.

국내 ESS 관련 업체들은 그동안 쌓은 내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이미 일부 업체들은 글로벌 톱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에너지 조사기관 ‘네비건트 리서치’는 글로벌 ESS 시장 규모를 오는 2020년 150억달러(18조500억원), 2025년에는 292억달러(35조1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ESS업체들의 주 전장은 미국과 유럽 시장이다.

미국 에너지부(DOE)가 집계한 지난해 기준 국가별 ESS 설치 비중을 보면 미국이 36.8%로 글로벌 시장의 3분의 1이 넘는 점유율을 보였다. 이어 독일, 일본, 호주, 한국이 10%대로 뒤를 잇고,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들도 점차 설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미국의 경우 ESS 설치 확대를 위해 30%의 투자세액 공제 방식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유인책을 도입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고 있는 유럽 각국 역시 관련 산업 육성 방안을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헤럴드]

ESS의 핵심인 2차전지 가운데 가장 각광받고 있는 리튬이온전지의 글로벌 수요 전망만 보더라도 향후 시장의 판도를 읽을 수 있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지난 5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ESS용 리튬이온배터리 글로벌 수요량은 11.6GWh로 집계됐다. 이같은 수요는 해마다 늘어 2019년에는 16GWh, 2022년 44.5GWh를 거쳐 2025년에는 86.9GWh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주목할 것은 북미 시장인데, 보고서는 올해 1.9GWh에 그친 ESS용 이 지역의 리튬이온배터리 수요가 2025년에는 27.5GWh로 전 세계 수요량의 31%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과 EU의 경우 올해 1.3GWh에서 같은 기간 18.6GWh, 12.5GWh로 각각 1330%, 861%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국내 수요는 최근 3년간 급격한 시장 확대에 따라 올해 5.4GWh였던 수요량이 4.2GWh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공략이 필연적으로 이어져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글로벌 ESS시장 확대 속에 국내 업체들의 선전이 주목된다. 국내 대표 배터리 제조사인 삼성SDI와 LG화학은 지난해 글로벌 ESS배터리 시장의 80%를 장악했다. 4년전인 2014년 양사 합계 글로벌 점유율이 59%였던 것에서 20%포인트 넘게 시장을 넓힌 것이다.

SK이노베이션도 배터리 사업 강화에 발맞춰 ESS사업에 본격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으며 국내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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