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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하나·우리銀 무자격자 DLF 판매 집중 검사
실적 위해 무차별판매
일선창구서 증언 속출
당국 “의혹 확인 필요”
적발시 중징계 가능성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DLF·DLS) 대규모 손실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판매자격 없는 '무자격' 직원의 상품판매 의혹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무자격 직원의 파생상품펀드 판매 사례가 사실로 확인된다면 이 역시 불완전판매와 함께 자본시장법 위반이 된다. 특히 은행의 관리책임으로 직결되는 만큼 중징계로 이어질 수 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22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파생상품펀드 판매 자격증이 없는 일부 은행 직원들도 상품을 판매했다는 의혹에 대해 알고 있다"며 "검사를 나가면 먼저 사실관계부터 정확히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은행 내부와 DLF 투자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자격증 미보유 직원의 DLF 판매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금융투자상품은 높은 손실 위험성 때문에 금융투자협회가 인증한 자격증을 가진 전문인력만 팔 수 있다. 파생상품 연계 펀드인 DLF도 '펀드투자권유자문인력' 자격증이 필요하다.

은행권에서는 소위 '국민 자격증'으로 불릴 만큼 상당수 은행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격증이다. 금투협에 따르면 DLF 판매가 집중된 KEB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8911명(전체 직원의 66.9%), 7858명(52.2%)으로 절반이 넘는 행원들이 해당 자격증을 갖고 있다.

신한은행(1만100명, 72.3%)·KB국민은행(1만2145명, 69.4%) 대비 비율은 다소 떨어지지만 고액 자산가의 자산 관리를 담당하는 PB(프라이빗 뱅커)들은 대부분 자격증 보유자라는 게 두 은행의 설명이다.

하지만 본지 취재결과 ▷PB룸에 근무하는 다른 무자격 행원(우리은행 'FA', 하나은행 '오퍼레이팅 직원' 등)이 상품을 판매하는 경우 ▷자격증 통합 전 일부 자격 미보유 PB들이 판매하는 경우 등의 사례 제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DLF 판매가 집중된 한 시중은행 지점에 근무하는 직원은 "자격증 없이도 영업 잘하는 직원들이 적지 않다. 전산에는 자격증 보유 행원 직원번호를 넣고 나중에 실적집계 시 자기가 팔았다고 보고하면 된다"고 털어놨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하나은행 게시판에서 올라온 설문도 이를 거든다.

'DLF나 ELT(주가연계증권) 판매 시 자격증 없는 직원이 고객에 상담·가입을 권유하는 문제'에 대해 전체 투표참여자 253명 중 3분에 2에 가까운 160명(63.2%)이 '우리 지점에 그런 경우가 있다'고 답한 것이다. '모르겠다'와 '없다'는 각각 18.6%, 18.2%에 그쳤다.

익명 커뮤니티인 만큼 조사의 신뢰도가 높다고는 할 수 없지만, 무자격 판매가 관행처럼 벌어져왔다는 상당수 직원들의 증언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공히 "자격증 미보유 직원이 상품을 판매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향후 금감원이 3600건이 넘는 이번 DLF 거래에 대해 전수조사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보호를 최우선 강조하는 윤석헌 원장의 금감원이 키코(KIKO) 분쟁조정위원회를 앞두고 이번 사태를 제대로 파려고 벼르고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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