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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한류 토종 넷플릭스의 탄생을 기대한다

공정위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자인 옥수수(SK텔레콤)와 푹(지상파3사)간 기업결합을 20일 승인했다. 이에따라 옥수수 가입자 1000만명, 푹 가입자가 400만명을 합해 14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국내 최대 OTT인 웨이브가 다음달 출범할 수 있게 됐다.

가입자 수와 양질의 콘텐츠면에서 압도적인 시장지배적 사업자간 합병임에도 공정위의 이번 승인 결정은 지극히 옳은 것으로 평가할 만하다. 급속하게 변화 발전하고 경쟁도 심화되는 국내 OTT 시장 상황을 감안할때 기업들이 기술과 시장의 빠른 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넷플릭스는 1년만에 유료가입자가 3배나 불어났고 연말에는 월드디즈니의 디즈니플러스까지 서비스가 시작된다.

물론 두 거대 사업자의 결합이 경쟁제한적 문제들을 불러올 수도 있다. 공정위는 조건부로 이를 해결했다. 지상파 3사가 다른 OTT 사업자와의 기존 지상파 방송 VOD 공급계약에 합리적이고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성실하게 협상하는 동시에 기존 계약자를 정당한 이유 없이 해지하거나 변경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SK텔레콤의 이통 서비스나 SK브로드밴드의 인터넷TV(IPTV)를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도 누구나 웨이브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웨이브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 국내 시장은 물론 아시아와 세계로 시장을 넓혀 나가는 일이다. 한류는 이미 가능성 수준을 넘어섰다. 겨울연가, 대장금 등 K-드라마는 이제 K-팝으로 이어졌고 영화 ‘기생충’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이후 K-시네마도 한류의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한류의 근원과 영향력을 분석하는 다큐 프로들이 전세계적으로 제작되는 상황이다.

한류가 세계적인 문화장르로 소비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이 플랫폼이다. 전세계적으로 수억명이 넘는 글로벌 사용자를 확보한 넷플릭스는 현재 가장 성공적인 플랫폼으로 인정받는다. 지금까지 넷플릭스의 성공 요인은 각종 정보를 활용한 개인화 추천의 알고리즘 능력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콘텐츠 제작능력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 미국에서 왕좌의 게임만 만드는게 아니라 한국에서 미스터선샤인을 제작하는게 넷플릭스다.

웨이브에 국내 대형 유통 플랫폼의 길은 열렸다. 이제는 콘텐츠 자체 제작 능력이 관건이다. 국내에서 제작된 콘텐츠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길이 넷플릭스뿐이어서는 안된다. 공정위가 시장지배적 사업자간 기업결합을 승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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