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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칼럼] 온통 ‘조국’ 뿐인 이 나라

조국, 조국, 조국…. 온리(only) 조국 뿐, 그 외엔 낫싱(Nothing)이다. 며칠간의 정치 뉴스를 보면 온통 ‘조국’이다. 8·9개각에서 법무부장관으로 내정된 조국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연일 제기되면서다. 조국 앞에선 일본과의 경제전쟁도, 북한의 도발도, 민생경제나 예산·특위 논의도 뒷전에 밀려나있는 분위기다.

이유는 한가지다. 조 후보자가 갖고 있는 상징성 때문이다. 그는 문재인정부의 대표적인 ‘문패’ 중 하나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조국은 ‘정의의 사도’이자 사법개혁을 완수할 적임자로 통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강력한 신임을 받고 있는 조국이 무너지면 여권 전체가 흔들린다고 할 수 있을정도로 존재감이 뚜렷한 인물이다. 그러다보니 한쪽에선 무조건 드롭(Drop·낙마)시켜야 한다고 쌍심지를 켠 상태고, 다른 한쪽에선 무조건 엄호해야 하는 게 현실이니 조국을 대상으로 한 사생결단 공방의 불꽃이 튀지 않을 수 없다. 한국당은 조 후보자가 법무장관이 되면 야권의 씨를 말릴 수 있다며 십자포화를 퍼붓고, 민주당은 전방위 지원사격을 펼치면서 양당의 목숨을 건 ‘조국 대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사실 민정수석에서 법무부장관 내정자로 직행한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흔들릴 것으로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장관 임명을 강행하는 문 대통령의 스타일상, 웬만한 의혹공세는 거들떠보지 않고 곧장 법무장관실로 입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조 후보자가 청문회를 염두에 두고 “맞을 것은 맞고 가겠다”고 한 것은 이같은 뒷배(?)에 대한 은근한 자신감이 묻어난 발언이었다.

그런데 상황이 묘하다. 예상치 못한 의혹이 툭툭 튀어나오고 있다. 74억원대 사모펀드 투자약정, 딸 장학금 등 사안이 간단치 않은 의혹들이다. ‘사노맹’ 사상 논란과 위장전입 논란은 한참 과거 일이라고 치부해도 사모펀드와 딸 장학금 논란은 민정수석때의 일이다. 민정수석 자리를 꿰차고 있으면서 남의 허물을 매의 눈으로 살펴만봤지, 정작 자기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뒤따를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서민들로선 가슴이 후벼파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조 후보자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는’ 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다. 그는 과거 “나는 절대로 청문회를 통과 못할 것”이라고 한 적 있다. 스스로 결점이 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런데 그냥 결점이 아니다. 여태까지 나온 의혹을 보면 ‘중대한 하자’가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조 후보자 만큼 신뢰와 불신이 확연히 갈리는 인물도 드물다. 싫어하는 이들도 많지만, 이른바 ‘조국 팬’도 많다. 조 후보자를 좋아하는 이는 그 이유로 그가 갖고 있는 청렴과 강직 이미지를 꼽는다. 거꾸로 말하면, 조 후보자의 청렴과 강직이 무너졌을때 그의 존재가치는 빛을 잃는다는 뜻이다. 청문회를 어물쩍 넘어간 상태에서 오로지 대통령의 ‘임명강행 카드’에 편승해 장관실로 향한다면 향후 그의 법철학은 나래를 펼수 없을 것이다. 그가 각종 의혹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신뢰를 얻어 법무장관으로서 자격을 입증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다면 자진사퇴가 정답이다. 온통 조국 뿐인 이 상황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y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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