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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이상직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준비된 이에겐 위기란 곧 기회

여기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에서 빗겨나 있는 한 중소기업이 있다. 1999년 설립돼 전기저장 분야 국내 1위, 매출의 90%를 수출로 달성하는 전북 소재 비나텍㈜이 그 주인공이다. 내비게이션, 블랙박스에 들어가는 슈퍼 커패시터(에너지 고출력 활성탄소전지) 국내 점유율이 99%에 이른다. 소형 슈퍼커패시터 분야에서는 세계 1위다.

2018년 매출액 329억원에 국내 특허출원 221건, 해외 특허출원도 11건에 달한다. 벤츠 전 차종에 납품하는 반영구 연료전지를 비롯해 장난감부터 자동차까지 순간전력이나 백업전원이 필요한 기기에 폭넓게 적용되는 기술력을 갖췄다. 또 끊임 없는 연구개발로 연료전지·탈취제·환경필터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 미래도 대비했다.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전 세계 다양한 분야의 시장을 확보함에 따라 무역분쟁이나 특정산업의 부침에도 흔들리지 않게 된 것이다.

비나텍이 처음부터 성공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기술력과 품질은 있었으나 시장에서 기회는 바로 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끈기와 인내로 오늘날의 성공을 일궈냈다. 주거래처 도산 등의 고비를 넘기고 베트남 중국 인도 등에 생산액의 90%를 수출하는 월드챔피언 기업으로 거듭났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은 일찌감치 비나텍의 가능성을 예상, 애로 해결사 노릇을 해줬다. 2004년부터 신성장기반자금, 개발기술사업화자금 등 정책자금과 수출마케팅을 집중 지원했다.

준비된 이에겐 위기란 기회다. 제조업체는 혁신기술과 경험의 지속적인 축적이 필요하다. 노력을 멈추는 시점에 기업은 도태하기 시작한다. 비나텍 역시 투자는 2년 정도 미리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해 왔다. 이런 기업들이 일시 자금난으로 쓰러지지 않도록 지원해주는 것이 정부 몫이다.

중진공 지원을 바탕으로 기술력 기반 회사로 도약한 사례는 또 있다. 전기차 업체 에디슨모터스는 일본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명단) 제외에 따라 차체 소재인 탄소섬유 구매를 효성 등 국내기업으로 전환해 대응 중이다. 시가총액 1조2000억원을 넘겨 유니콘기업 반열에 오른 에코프로의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는 일본을 뛰어넘어 세계 최고의 기술력에 도달했다.

우리나라는 자원부족, 내수시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출로 경제를 발전시켜 왔다. 국내총생산(GDP)의 30%, 수출의 90%를 차지하는 제조업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지난 6월 기준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9%로 1998년 위환위기 수준(67.6%)으로 떨어졌다.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 감소한 461억달러 규모로 7개월 연속 감소세다. 미국의 ‘첨단제조업 리더십 발전전략’, 독일의 ‘인더스트리4.0’ 등 선진국들은 앞다퉈 제조업 육성정책을 펼치는 상황이다.

우리도 원천기술 확보,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중진공 역시 중소·벤처기업을 키우는 자강(自强)지원에 주력하고 있다. 비나텍, 에코프로 등 2차전지 업체를 육성한 경험을 살려 세계적인 소재·부품 기업을 발굴하고 키울 것이다. 이에 발맞춘 추가경정예산의 집행과 스케일업금융 2차 모집도 차질 없이 준비하고 있다. 신산업 육성 및 지역 특화산업 중심의 속도감있는 정책 수행으로 더 많은 성공사례를 만들겠다는 각오를 중진공 전 임직원들이 다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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