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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톡톡' 튀는 문장…김정화 바른미래 대변인 "논평 주제? 좌·우 아닌 양심으로 판단하죠"
-2012년 정계입문…글·말 통해 정치행보 계속
-한시·노래·해시태그 등 틀 벗어난 논평 눈길
-"孫·安·劉, 자기고백적 만남해야 할 때" 제안
-"사회 변화 담아내는 유익 그릇 되고자 노력"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김정화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한 가운데에서 논평을 쓴다. 보수·진보 등 이념색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다.

김 대변인의 잣대는 좌·우가 아닌 양심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이라 한들, 잘한 점은 논평으로 칭찬한다. 자유한국당이 함께 야당으로 묶여있다 한들, 양심을 짓이긴 행위가 보일 때 여당보다 더욱 강하게 지적한다. 틀에 갇혀있지 않으니 논평 형식도 다양하다. 시가 있고 노래가 있다. 어떤 때는 '요즘 세대' 사람처럼 해시태그(#)로 갈음한다. 양대정당에서 미리 점칠 수 있는 글이 나올 때, 바른미래당에선 예상 못한 톡톡 튀는 논평이 나오는 까닭이다.

김 대변인을 지난 1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에서 만났다. 지난 2012년 민주당 여성 전문가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새정치민주연합 여성리더십센터부소장,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수석부대변인 등을 역임했다. 이학재 의원을 향한 '껍데기는 가라'부터 이언주 의원을 겨냥한 '꽃상여',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빗댄 '페북수석'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다음은 김 대변인과의 일문일답.

-대변인직(職)을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가.

▶지난해 9월 중순부터 당 대변인이 된 후 지금껏 균형 잡힌 시선으로 글을 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논평 하나를 쓸 때마다 작품을 쓴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허투루 쓰지 않고, 허투루 말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더 쉬운 말, 더 호소력 있는 문장을 고르려고 힘 쓰고 있다. 특히 대변인으로 간결한 용어를 쓰려고 한다. 최근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페북수석'으로 빗댄 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상을 '몽상가적 발언'이라고 한 것 또한 그 예다. 국민에게 더욱 쉽고 간결하게 전달되는 것이다. 또 자리의 무거움을 알고, 근거 없는 비방이나 허위사실을 다루지 않으려고 한다.

-최근 기억에 남는 논평은 무엇인가.

▶'사케가 넘어가는가'와 '겉이 희면서 속이 검은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케 논란'을 다룬 논평이다. 이 대표가 일본의 대한민국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제외 직후 오찬에서 술을 마신 일은 부적절한 행위라고 봤다. 이 정도면 분별력이 벗어난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논평을 쓴 까닭이다. 문제는 사과하길 기대한 민주당 쪽에서 적반하장(賊反荷杖)으로 나왔다는 점이다. 이직의 한시 '까마귀 검다 하고'를 차용한 게 재반박 논평이다.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책임지는 자세가 있었다면, 저의 논평 이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이해찬 사케'라는 말이 오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논평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는 편인가.

▶바른미래당 대변인을 맡기 전 옛 국민의당 때 상근 부대변인, 비상대책위원 등에 있으면서 말과 글에 대한 훈련을 지속했다. 민감성을 안고 사회문제를 공부한다. 특히 기사를 참고할 때가 많다. 제가 볼 때 문제로 더욱 키울 수 있을 것 같은 내용들은 가감없이 발굴하려고 한다. 시와 속담, 관용어 등도 적극 참고한다. 논평을 읽는 이가 일반 정치인이 아닌 국민이라고 판단, 쉽고 재미있게 전달될 수 있도록 다양한 원천을 고민하고 있다. 창발(創發)적 사고를 하기 위해 현상을 다양한 시각에서 보려고도 힘 쓰고 있다.

-대변인의 입장에서 당 내 소위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국민에게 부끄럽고 면목 없다. 바른미래당은 양당 기득권에 대한 염증으로 만들어진 당이다. 이념과 지역을 뛰어넘는 정당을 표방했다. 지금 그 초심이 흔들리는 것 같다. 민주적 정당에서 이견이 있는 일은 당연하다. 다만, 그 싸움 결과가 국민에게 유익함을 줘야 한다. 바른미래당의 현 내홍이 결국 유익한 결과를 낼 것인가, 모든 구성원이 이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당권파에 있는 손학규 대표, 비당권파에 있는 안철수·유승민 전 대표를 평가하자면?

▶먼저 손 대표는 자신과 타인, 시대를 읽는 독해능력이 탁월하다. 손 대표가 갖는 열린 자세와 상호 존중은 큰 강점이다. 손 대표는 저 자신을 부끄럽게 만드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일화가 있다. 손 대표에게 정치권 밖 유명인사를 영입, 파급력을 높이는 게 어떻겠느냐고 건의한 바 있다. 그때 손 대표는 "그건 포퓰리즘일 뿐, 사회는 구성원이 적재적소에서 역할을 할 때 발전한다"고 했다. 손 대표의 성정(性情)을 그대로 볼 수 있던 일이 아니었나 한다.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이 직면한 시대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분이다. 유익한 공공재가 되기 위해 부단히 공부하는 노력가다. 그를 옆에서 지켜볼 때 모든 것을 다 갖췄는데, 공적 심성과 사회에 대한 부채의식까지 가졌을까라고 생각한 적 있다. 스킨십이 조금은 부족하다. 섬세하고 배려많은 본성이 이에 따라 묻힐 때가 있었다고 본다.

유 전 대표는 곧은 소신으로 곧은 정치를 한다. 한결 같은 메시지가 이를 증명한다. 정치판은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말을 바꾸고 행동도 번복하는 공간이다. 유 전 대표는 그런 면을 찾을 수 없다는 점에서 존경스럽다. 다만 유 전 대표의 경우 비교적 실천적 행위를 찾아보기 힘든 게 아쉬운 점이다.

-안 전 대표의 등판이 당내 극한 갈등을 풀 수 있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안 전 대표의 국내정치 복귀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그는 국내정치와의 절연, 그간 정치를 복기하고 놓친 부분을 찾기 위해 독일로 간 상황이다. 지금 당내 상황이 어렵지만, 이를 극복하는 것은 남은 자들의 몫이다. 조기 복귀로 당 내홍을 정리해달라는 것은 감동도, 명분도 없다. 안 전 대표를 내년 총선 때 불쏘시개로 삼으려는 이기심에 불과하다. 안 전 대표의 복귀는 오롯이 자신과 국민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안 전 대표의 마음 한 조각을 붙잡아 본인의 (정치)인생을 역전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 멀리해야 할 대상이다.

-대변인의 위치에서 볼 때 당내 갈등을 풀 수 있는 묘안은 무엇인가.

▶손 대표와 안·유 전 대표가 자기고백적 만남을 해야 한다. 사실무근의 온갖 이야기가 거친 말, 오염된 말로 돌고 있는 실정이다. 서로가 서로의 마음을 솔직히 들여다보고 이야기해야 한다. 이들 모두 바른미래당의 소중한 자산이다. 손 대표도, 안·유 전 대표도 모두 좀 더 노력해야 한다.

-'대변인 김정화'를 넘어 '정치인 김정화'에 대한 구상은?

▶사회 변화를 담아내는 유익한 그릇이 되려고 한다. 그 그릇이 지금은 대변인이고, 국회의원이란 그릇도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그릇이 되느냐도 중요하다. 다만 이에 앞서 어떤 정치를 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 '이익을 보거든 정의를 생각하고, 위태로움을 보거든 목숨을 던져라'. 안중근 의사의 말이다. 국민에겐 이런 정치가 필요하다. '곧을 정(貞)'에 '화할 화(和)'를 쓴다. 이름대로 걷고 싶은 마음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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