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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금알 거위 배 가르는 보험사들…“급한 불 먼저”
저금리로 운용수익 줄자
보유채권 처분해 현금화
“미봉책”vs“불가피” 팽팽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회계기준 변화에 따른 재무부담과 저금리에 따른 자산운용환경 악화에 처한 보험사들이 알짜 자산을 내다팔아 손익을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 부담을 키우는 미봉책이라는 우려와 함께, 일단 급한 불을 끄는 데는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엇갈린다.

16일 보험사들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교보생명의 상반기 운용자산이익률은 지난해보다 0.23%포인트 오른 4.05%로 나타났다. 삼성생명도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오른 3.5%를 기록했다. 동양생명과 신한생명의 운용자산이익률은 3.25%와 3.37%로 각각 지난해 상반기 대비 0.16%포인트와 0.07%포인트 상승했다.

손보사 가운데엔 현대해상이 3.85%로 전년 대비 0.5%포인트 올랐고, 메리츠화재가 5%로 전년보다 0.38%포인트 높아졌다.

보험회사는 고객들이 낸 보험료를 채권 등 이익을 낼 수 있는 곳에 투자한다. 하지만 최근 보험사들이 주로 투자하는 국고채 회사채 금리는 1%대에 불과하다. 고객에게 보험금과 이자를 내주고 사업비 등을 충당하려면 최소 연 4% 안팎의 투자 수익을 내야 하지만 3%대로 떨어진지 오래다.

이들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이 소폭이라도 오른 건 채권 매각 이익이 반영된 덕이 크다.

현대해상은 대규모 채권 매각이익을 거둬 부진한 보험영업이익을 상쇄했다. 현대해상은 투자이익 3563억원 가운데 채권 처분 이익이 841억원이다. 이를 제외하면 상반기 투자이익률이 3.85%가 아닌 2.94%로 떨어진다.

손보사 가운데 나홀로 실적이 개선된 메리츠화재도 채권 처분 이익 영향이 컸다. 메리츠는 보험영업적자가 1245억원으로 확대됐지만, 채권처분이익으로 인한 투자 영업이익이 1190억원에 달했다.

교보생명의 경우 올해 상반기 채권 매각 이익이 약 2000억원에 달했다. 신한생명도 올해 상반기 자산매각과 채권 매매로 282억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삼성생명은 운용자산이익률이 0.1%포인트 늘며 1910억원의 투자손익을 달성했다. 부동산매각 이익과 부동산형 수익증권 배당수익 증가 등 일회성 효과가 컸다.

보험사들의 적극적인 채권평가이익 실현에 대해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원차스프레드(이원차마진) 악화를 가져올 수 있어 질적으로 좋은 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당기순이익의 급격한 악화를 막기 위해서 매각 차익을 실현하는 게 그래도 낫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극도로 악화된 보험영업 환경에서 적절한 채권 매각은 당기순이익 감소를 막기 위한 보험사의 노력으로 봐야 한다”면서 “보험영업 부진 일부를 투자이익이 상쇄하는 모습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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