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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자체 복지담당 10명중 4명 “복지 사각지대 많다”
복지제도 몰라 미신청 탓…선별 적용으로 인한 ‘구조적 배제’ 도 문제
[헤럴드DB]

[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탈북자 모자가 숨진 지 두 달 만에 발견된 사태가 일어난 가운데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복지담당 공무원 10명 중 4명꼴로 복지 사각지대가 많다고 인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복지 분야 사각지대와 부정수급에 대한 복지서비스 공급자의 인식 비교' 연구보고서(임완섭 연구위원)에 따르면 복지서비스 공급자에 대한 모니터링 조사에서 43.2%가 '사각지대가 많다'고 답했다.

50개 시군구청 복지담당 300명, 100개 읍면동 주민센터 200명, LH 주거급여사무소 200명 등 총 700명의 지역 복지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복지 분야 사각지대 인식 조사에서 사각지대가 '많다'는 응답(많다 40.1%, 매우 많다 3.1%)이 43.2%에 달하고 '조금 있다'는 응답도 56.0%에 달했다. 반면, 복지 사각지대가 '없다'는 응답은 0.7%에 불과했다.

또 복지담당 지자체 공무원들은 35.12%가 현재 시행 중인 사회보장제도 중에서 사각지대 문제가 가장 심각한 분야로 '공공부조(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를 지목했다. 이어 '건강보험 및 장기요양보험' 17.6%, '공공임대주택(영구임대, 국민임대 등)' 12.7%, '공적연금(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 10.3%, '고용보험 및 산재보험' 7.3%, '바우처를 통한 사회 서비스사업(노인 돌봄, 장애인 활동 보조, 보육료 지원 등)' 7.1%, '보조금을 통한 사회복지 사업' 6.9% 등 순이었다.

특히 대표적 공공부조인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 가장 심각한 사각지대 문제를 안고 있는 프로그램으로는 '생계급여'(49.0%)가 꼽혔고, 이어 '주거급여'(25.7%), '의료급여'(21.4%) 등이었다. 반면, 부양의무자 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급여 기준선도 가장 높은 '교육급여'의 경우 3.9%로 가장 낮았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본인 재산이나 소득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선정기준에 부합해도 일정 수준 이상 재산이나 소득이 있는 부모와 자녀 등 가족이 있으면 수급을 받을 수 없도록 하는 장치로 복지 사각지대의 원인으로 꼽힌다.

복지제도 전반의 사각지대 발생 이유로는 '대상자가 신청하지 않아서'라는 응답이 45.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선별적 적용으로 인한 구조적 배제'(36.4%), '대상자의 욕구와 비교해 복지서비스나 급여 수준이 낮아서'(15.7%) 등 순이었다.

특히 지자체 복지담당자들은 사각지대 발생 1순위 사유인 '대상자가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대상자가 몰라서'(70.9%)를 가장 많이 들었다. 다음으로는 '신청 절차 및 선정 과정이 복잡해서'(13.1%), '선정기준이 엄격해서 신청해도 안 될 것 같아서'(8.8%), '사회적 낙인 우려'(3.1%), '자녀 등 가족 피해 우려'(1.9%) 등 의견을 제시했다.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가 생기는 주요한 원인 중 하나로 지탄받는 기초생활보장 부양의무자 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1월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장애인연금 수급자와 기초연금 수급자, 만 30세 미만 미혼모(이혼·사별 한부모 가구 포함), 아동보호 시설을 나온 만 30세 미만 청년 등에게는 부양의무 잣대를 적용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그간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신청했다가 가족 등의 이유만으로 부양의무자 기준에 막혀 급여를 받지 못한 빈곤층 가구도 국가로부터 생계비 등을 지원받는다.

이에 앞서 복지부는 2017년 11월부터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부양의무자 가구 모두에 노인이나 중증장애인이 포함돼 있으면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해 생계비와 의료비 수급자로 지원했다. 다만 부양의무자 가구는 소득·재산 하위 70% 속하는 경우만 해당한다. 또 2018년 10월부터는 소득이나 재산 기준을 충족하고도 부양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기초생활보장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의 주거 안정성을 높이고자 주거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했다.

2015년 기준 소득이나 재산(소득인정액)은 수급자 선정기준(중위소득 40% 이하)을 충족하지만, 부양의무자 기준 등으로 기초생활보장을 신청했다가 수급자로 선정되지 못한 비수급 빈곤층은 93만명(63만 가구)에 달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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