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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 조작하는 국토부?...분양가상한제 엉터리 통계 논란

  • 서울 집값 상승률 5.74% 미스테리
    "분양가상한제 1.1% 집값 하락효과 근거없어"
    고분양가 지역 집값 하락한 곳도 수두룩

  • 기사입력 2019-08-14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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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하기 위해 무리하게 각종 통계와 연구 성과를 가져다 쓴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부 데이터는 거의 조작 수준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서울 25개 구와 과천·분당 등 전국 31곳 ‘투기과열지구’의 민간택지에 짓는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를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을 고치겠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민간에 분양가상한제 도입 배경 자료를 통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상승률은 최근 1년간(2018년7월~2019년 6월) 21.02%로 기존 주택(아파트) 가격 상승률 5.74%에 비해 약 3.7배 높다”고 주장했다. 분양가격이 많이 올라 서울 집값도 따라서 6% 가까운 수준으로 크게 올랐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 [헤럴드DB]

▶1년 간 서울 주택 상승률 5.74%란 거짓말 = 분양가격 상승률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달 내놓은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를 근거로 삼았다. 2019년 6월 기준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변동률이다. 그런데 기존 아파트 가격 상승률(5.74%) 근거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정부 공식통계 기관인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1.3% 오르는 데 그쳤다. 작년 12월부터 올 상반기 내내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했기 때문에 많이 오를리 없다.

국토부에 확인 결과, 국토부가 산출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 5.74%는 작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변동률이 아니었다. 국토부도 한국감정원 데이터를 근거로 했지만 집계 방식을 작년 7월과 올 6월 사이 집값 변동률을 산출하는 방식이 아닌 좀 특이한 방식을 따랐다.

2018년7월~2019년6월 1년간 월평균 아파트값과, 2017년7월~2018년6월 사이 1년간 월평균 아파트값을 비교했다. 1년 단위로 평균을 내 비교한 것이다. 최근 2~3년간 서울 아파트 집값이 많이 올랐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자연스럽게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분양가 상승률과 비교하기 위해 이런 방법을 선택했다는 게 국토부의 해명이다. HUG의 월간 분양가 자료는 매달 전월 기준으로 12개월 평균을 내 산출한다. 6월이면 6월 민간에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가 평균이 아니라 전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12개월의 월 평균 분양가다. 전월 기준으로만 할 경우 특정 구역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분양가, 충분하지 못한 표본 수, 계절적 영향 등으로 인한 통계 왜곡이 생길 수 있기때문이다. 따라서 6월말 기준 민간 분양가가 작년 6월과 비교해 21.02% 올랐다는 건 2018년7월~2019년6월의 월평균과 2017년7월~2018년6월의 월평균을 비교한 것이다.

국토부는 1년간 집값 변동률도 이 기준에 맞춰 똑같은 방법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표본집단이 다른 대상끼리 통계를 산출하려면 비교 대상과 똑같은 방법으로 통계를 뽑는 게 합리적이라는 게 국토부 주장이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이런 비교는 ‘견강부회(牽强附會)’라고 지적한다. 맞지 않은 논리를 자기주장을 펴기 위해 억지로 끌어다 댔다는 것이다. 집값은 기본적으로 서울에 있는 같은 표본 집단을 상대로 매월 조사한 결과다. 특정 시기별 비교를 명확히 할 수 있다. 매월 표본 집단이 달라져 이를 보정하기 위해 1년 치씩 종합하는 분양가 조사와 완전히 다르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집값 변동률이라고 하면 당연히 비교 시점부터 현재까지 변동률이라고 생각하지, 비교 시점 전의 1년치와 최근 1년치를 평균 내서 비교한 것이라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전히 다른 조건의 표본 집단을 가진 통계를 입맛에 맞춰 무리하게 비교를 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집값 1.1% 하락시킨다?=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가 집값 상승을 막는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 국토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이 서울 아파트 가격을 연간 1.1%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다. 이 결과는 2017년 5월 발행한 ‘주택연구’ 논집 제 25권에 실린 ‘분양가 상한제의 재고주택가격에 대한 영향 : 서울시 동별 패널자료를 이용한 이중차분법의 적용’(윤종만, 박강우)의 논문이 근거다.

2007년 분양가상한제 실시 및 2015년 상한제 폐지 전후로 서울지역 분양물량이 존재하는 동과 그렇지 않은 동의 재고주택가격 변화를 비교한 결과 유의미한 연관관계가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논문이다.

그런데 이 논문에선 지속적으로 연구의 한계에 대해서도 지적한다. “(연구방법인) 이중차분법의 한계를 감안할 때, 본고의 결과는 어디까지나 단기에 대해, 제한적으로 해석돼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이어 연구 결과가 “분양가상한제 재고주택 가격에 대한 장단기 효과를 모두 포착하는 것은 아니며, 장기 주택공급에 대한 영향은 추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끝을 맺는다.

이런 자료를 활용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효과가 언제나 집값 하락 효과가 있는 것처럼 설명한 것은 무리한 해석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기존 재고주택 집단과 분양 아파트 집단 자체가 달라 둘 사이에 연관관계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며 “분양가상한제가 기존 주택시장을 안정시킨다는 제대로 된 연구결과를 아직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올 봄 서울 송파구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 단지 견본주택 모습 [헤럴드DB]

▶고분양가가 집값을 끌어올린다? = 고분양가가 집값을 끌어올린다는 정부 주장도 현실적으로 근거를 찾기 어렵긴 마찬가지다. 정부 주장대로 분양가가 많이 오른 지역 집값은 정말 뛰었을까. HUG의 6월 민간 아파트 분양가 동향 자료에 따르면 경남은 지난 1년간 아파트 분양가가 10.08% 올랐다. 하지만 같은 기간 경남 아파트값은 7.26% 하락했다. 강원도도 비슷하다. 같은 기간 아파트 분양가가 9.43% 오를 때, 아파트값은 6.17% 내렸다. 분양가는 10% 수준으로 올랐는 데 집값은 크게 떨어졌다. 수도권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경기도와 인천시 분양가는 15.38%, 15.27% 각각 상승했는데, 해당 지역 아파트값은 0.7%, 0.39% 각각 하락했다.

반대 경우도 있다. 전남 아파트 분양가는 1.52% 떨어졌는데, 아파트값은 1.11% 뛰었다. 지역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가 떨어지는데도 집값은 오를 수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주택시장을 움직이는 변수는 경기상황, 매수심리, 교육제도 변화 등 무궁무진하다”며 “지역에 새로 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지역 집값을 움직일 작은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상황에 따라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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