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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리오시티 84㎡ 13.5억→17.5억’ 분양가상한제 후폭풍…곳곳서 풍선효과 조짐
두 달 만에 4억 급등…강남권 신축 아파트도 최고가 경신 속출
수익성 높이기 위해 각종 편법·고육지책 등장할 가능성도
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단지 전경.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부활을 공식화하면서 주택시장 곳곳에서 ‘풍선효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신축 단지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최근 준공한 주요 단지 매매가격이 급등하고 있고, 리모델링으로 방향 전환을 검토하는 재건축 아파트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 입주권이 1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5월말 같은 면적 입주권이 13억5000만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불과 두 달 만에 4억원이 급등한 셈이다. 이는 잠실 지역을 대표하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의 매매가격과도 큰 차이가 없다. 지난해 준공한 헬리오시티는 9510가구 규모의 메머드급 단지다.

다른 강남권 신축 아파트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를 언급한 지난 6월부터 최고가 경신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2015년 준공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59㎡는 지난 7월 19억9000만원에 손바뀜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같은 달 역삼동 테헤란아이파크 전용 92㎡가 20억원, 잠원동 래미안신반포팰리스 전용 84㎡도 22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가장 비싼 거래 가격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도 지난주 ‘준공 5년 이내’ 서울 신축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9% 올랐다. 같은 기간 ‘준공 15년 초과∼20년 이하’ 단지는 0.01%, ‘20년 초과’ 단지가 0.02%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크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 정비사업 단계에서 리모델링이나 1대1 재건축 등을 검토하는 단지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1316가구 규모의 문정동 문정시영아파트는 최근 송파구청으로부터 리모델링 조합에 대한 설립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서울시가 선정한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 7곳 가운데 첫 인가까지 이뤄진 사례다.

다만 일반분양 물량이 많지 않기 때문에 추가 분담금이 치솟을 수 있고, 내력벽 철거와 같은 규제 해소 여부 등이 향후 리모델링 사업 증가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정비사업 진행 자체가 지지부진한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아예 사업 논의 자체를 중단하고 시장 상황을 지켜볼 공산도 크다. 여의도의 한 재건축 아파트의 한 소유자는 “손해를 보면서까지 재건축을 추진할 생각도 없고, 그렇다고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지금 집을 팔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한편 급감한 사업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각종 편법이나 고육지책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헬리오시티의 경우 택지의 일정 부분을 ‘보류지’로 남겨놓은 뒤 준공 후 입찰을 통해 매각하고 수익을 올린 바 있다.

입주자가 취향에 맞게 내부나 마감재를 개별적으로 선택하는 ‘마이너스 옵션제도’도 거론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지금과 같은 고급 마감은 적용하기 어렵게 된다”며 “분양가를 맞추기 위해 마감 수준을 낮추는 방법 등이 고려될 수 있다”고 했다.

채상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에 대해 10월 이후 주택심의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해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했다”면서 “향후 적용될 지역이 투기과열지역 전체이거나 아니면 1곳으로 그칠 수도 있을 만큼 유연성이 높다는 점에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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