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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북미 밀월에 한미동맹은 흔들…안보전선 이상없나

북한과 미국 간 친서가 오가고, 미뤄졌던 비핵화 실무협상이 곧 재개되는 등 접촉이 활발하다. 그러나 정작 한반도 비핵화의 당사자인 한국은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않다. 미국과 직접 거래하며 남한의 개입을 배제하는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야 새삼스러울 게 없다. 하지만 미국마저 한국을 배제하는 ‘통북봉남(通北封南)’으로 나온다면 문제가 다르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전통적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기는 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각)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친서의 내용과 전달 경위를 보면 이같은 기류가 묻어난다. 우선 김 위원장 친서 전달 과정이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편(hand-delivered)으로 받았고 (북미가 소통하는) 시스템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 편지는 미국의 고위 관리가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에게 직접 받은 것이라고 한다. 북한이 하루가 멀다하고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쏘아대도 물밑에선 미국과 접촉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런 사실을 우리 정부가 미국과 함께 공유하고 있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뭔가 배제되고 있는 듯한 느낌은 지우기 어렵다.

친서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그 느낌은 더 확연해진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훈련에 대한 ‘약간의 사과’와 현재 진행중인 한미연합훈련이 끝날 때까지 미사일 발사는 계속된다는 게 그것이다. 미국에 일련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경위를 설명한 셈이다. 정작 우려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다. 그는 이러한 김 위원장의 편지가 예의를 갖춘 ‘아름다운 친서’라며 극찬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격렬히 반대하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해선 “터무니 없고 비싸다”는 표현까지 했다. 북한이 “미국 대통령까지 주권국가로서의 우리 자위권을 인정했는데 남조선 당국이 뭐길래 중단 촉구니 하며 횡설수설하는가”라며 대놓고 남측을 비난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있다. 마치 북한과 미국이 한편이 돼 우리 정부를 때리는 모양새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가 “트럼프가 북한 독재자 편을 드는 것같다”고 적시했을 정도다.

북한은 미국의 묵인 아래 최근들어 사흘에 한번꼴로 단거리 미사일 실험을 하고 있다. 사정 거리로 보아 명백한 대남(對南)용이다. 그러면서 ‘겁먹은 개’ 운운하며 한껏 우리를 조롱하고 있다. 북한의 공개 위협에 한미동맹까지 흔들리는 판이니 안보 걱정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대화와 평화만 외칠 게 아니라 지금은 국민들이 안심할 만한 현실적 방안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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