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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전역, 지방까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직격탄

  • 서울 전역 등 전국 31개 지역 분양가 규제
    연내 분양 예정 58개단지 6만1287가구 타격
    "대기수요 전환 주택시장 위축 불가피"
  • 기사입력 2019-08-1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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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일한·양영경 기자] 정부가 논란이 돼 온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이하 상한제) 시행 계획을 12일 마침내 공개했다. 올 10월 초까지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해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지역 지정요건을 대폭 완화했고, 논란이 돼 온 재개발 재건축 사업 적용 기준도 ‘최초 입주자모집공고 신청’ 단계로 늦췄다. 서울 재건축 추진 단지 대부분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오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당정협의에 참석해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전역 재건축 재개발 단지 직격탄 = 정부는 이번에 상한제 적용 대상 지역 기준을 ‘투기과열지구’로 명확히 했다. 투기과열지구는 정부가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보다 현저히 높은 지역에서 청약경쟁률이 5대1을 초과하는 등의 조건을 갖춘 곳을 대상으로 정부가 지정한다. 현재 서울 전역 25개구와 경기 과천, 성남 분당구, 경기 광명시, 하남시, 세종, 대구 수성구 등 전국 31개 지역이다. 집값 상승폭이 높은 지역을 사실상 모두 지정한 셈이다.

이들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 중 ‘입주자모집공고’를 하지 않은 모든 단지가 적용 대상이다.

개정 전·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 지정 정량요건 [국토교통부]

정부는 현재까지 상한제 규제 대상 지역에서 ‘관리처분 인가’ 이전 단계까지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 이 기준을 ‘입주자모집공고’ 이전 단계로 늦췄다. 재건축 재개발 사업은 ‘기본계획수립-안전진단-정비구역 지정-추진위 구성-조합설립인가-시공사 선정-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계획 인가-이주 및 철거-일반분양 입주자 모집공고-준공’ 등의 단계를 거쳐 진행한다. 기존 기준대로라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한 둔촌주공, 개포주공1단지,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신반포4지구, 미성·크로바 등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는 상한제 적용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 이들 단지 모두 상한제 적용대상이 된다. 아직 일반분양을 위한 입주자 모집공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단지들은 규제가 시행되기 전인 10월 이전 빨리 입주자 모집공고를 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며 “당초 알려졌던 것보다 더 강력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왜 이 시점에?” = 정부는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 적용 계획에 대해, 집값 안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1년 간(2018년6월~2019년6월) 서울 아파트 분양가격 상승률은 21.02%로 기존주택 가격 상승률 5.74%에 비해 약 3.7배 높다. 분양가 상승은 인근 기존주택 가격 상승을 이끌어 집값 상승을 촉발하고 결국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민간택지에 적정 수준의 분양가가 책정될 수 있도록 분양가 상한제 적용이 필요하나 현행 지정 요건이 까다로워 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해 주택시장 안정 및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부담 완화 도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판단에 대해 주택업계에선 납득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 노무현 정부때도 시행됐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실제 집값을 낮추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증명되지 않았고, 오히려 건설 일자리만 줄여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를 더 위축시킬 것이란 주장이다.

직방에 따르면 서울 등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가능성이 있는 투기과열지구 내 분양예정 사업지는 연내 58개단지 6만1287가구다. 당장 이들 분양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조합들은 사업성 등을 고려해 사업 추진 일정을 대거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에 부담을 줄 수밖에 없다.

주택협회 관계자는 “상당수 주택사업 현장이 사업 추진을 미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미·중, 한·일 간 무역분쟁으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데 굳이 강행하려는 이유는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 전매제한기간 [국토교통부]

▶‘로또 청약 논란’ 계속될 듯=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상한제는 시세보다 싸게 아파트를 구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는 현재처럼 주변 시세와 비교해 건설사가 임의로 책정하는 게 아니라 땅값과 건축비 같은 원가를 기준으로 정한다. 업계에선 시세에 비해 30~40%까지 싼 아파트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상한제 적용 단지의) 분양가는 시세 대비 70~80%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시세보다 저렴한 아파트가 공급되면 당첨만 되면 수억원씩 차익을 누릴 수 있는 길이 생기는 셈이다. 특히 강남의 랜드마크 지역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자금력을 충분히 갖춘 사람들만 청약이 가능한 상황이어서 ‘로또 청약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다만 수도권 분양가 상한제 주택 전매제한기간을 대폭 늘려 투기 수요의 유입을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4년이던 기존 전매제한 기간을 5~10년으로 확대해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기수요가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어차피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이 9억원 가까운 수준으로 높아서 양도소득세 비과세 혜택을 늘리려면 10년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다만 대구 수성구, 광명 등에서 전매기간이 더 길어지면 매수세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중장기적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결과적으로 돈 많은 현금 부자들만 큰 이익을 보고, 공급 감소로 인한 피해는 일반 서민들에게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은 "낮은 가격에 일반분양분이 나온다고 하니, 신규 청약을 할 의향이 있었던 가구도 대기하게 될 것"이라며 "서울시장은 공공물량 이외에는 당분간 주택 공급이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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