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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매도 세력, 韓日 갈등 수혜주 정조준
동진세미켐·솔브레인·리드코프 등
외인매도 개인이 받아...“변동성 유의”

[헤럴드경제=최준선 기자] 최근 코스닥 지수 급락에도 ‘한일 갈등 수혜주’라는 테마에 기대 강세를 보이던 종목들이 공매도 투자자들의 핵심 타깃이 되고 있다. 일본의 첫 수출 규제 물질 중 하나를 생산하는 동진쎄미켐, 국내 대부업의 일본계 쏠림현상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을 받은 리드코프 등이 대표적이다. 주로 개인투자자들에 의해 지탱되고 있는 만큼, 실적과 무관한 ‘묻지마 투자’에 경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소재 제조사인 동진쎄미켐의 공매도 잔고는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최근일(6일) 기준 348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날 시가총액(7044억원)의 약 5%가 공매도로 누적돼 있는 것으로, 이 비중은 지난 6월말(1.5%)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났다. 코스닥 지수가 7% 이상 급락하던 지난 5일에도 동진쎄미켐은 4.5%가량 주가가 급등했고, 공매도 잔고 비중은 이달들어서도 연일 증가 추세다. 동진쎄미켐은 일본의 첫 수출 규제 물질 중 하나인 포토 레지스트(감광액)를 생산하는 회사로, 일본의 수출 규제 방침이 전해진 지난달 1일 이후 한달간 회사 주가는 35.9% 올랐다.

공매도란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남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주식을 사서 되갚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기법이다. 주식을 빌려 매도했으나 아직 상환이 이뤄지지 않은 주식의 규모는 ‘공매도 잔고’로 집계되는데, 이 금액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는 것은 주가가 고평가되고 있다는 투자자들의 인식이 상대적으로 짙게 형성돼 있음을 의미한다.

일본의 또 다른 수출 규제 대상인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 솔브레인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6월 말 0.1%에 그치던 솔브레인의 공매도 잔고 비중은 지난 6일 5.8%까지 늘어났고, 그 금액은 주가 상승(7월 37.6% 상승)을 반영해 9억원에서 676억원으로증가했다. 주가 상승세는 지난 5일에도 이어졌고, 공매도 잔고 또한 지속 증가 추세다.

‘노(No) 재팬’ 분위기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는 기타 테마주 역시 공매도 투자자들의 공세가 누적되고 있다. 무장항쟁을 다룬 영화 ‘봉오동 전투’를 제작한 쇼박스, 일본계 대부업체를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리드코프, 수출 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나왔던 디스플레이 소재업체 신화인터텍 등이 대표적이다.

공매도 잔고의 누적과 시장 급랭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지속해 온 한일 무역갈등 수혜주들은 상승 기반이 대부분 개인투자자였다는 점에서 향후 가파른 변동성이 예상된다. 동진쎄미켐, 리드코프, 쇼박스, 신화인터텍 모두 지난 7월 이후 누적 순매수를 보이고 있는 것은 개인투자자 뿐이다. 솔브레인 또한 주가 상승 과정에서 외국인들이 털어낸 물량의 대부분을 개인투자자들이 받았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달 초 미중 무역갈등이 격화되면서 증시가 휘청였을 당시 코스닥 지수를 끌어내린 핵심은 개인투자자였는데, 그 와중에도 남아있던 개인 투기 심리가 몰렸던 것이 한일 갈등 수혜주였다”라며 “아직 양국 정부의 전략이 뚜렷해지지 않은 만큼, 관련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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