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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노동계의 줄파업엔 입 꾹 닫은 민감반응 정부

일본과의 경제 마찰로 나라 전체가 온통 전쟁 일보직전의 분위기다. 모든 것이 극도로 불안하다. 여론과 언론의 지적에 청와대와 정부 관료들이 과도할만큼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런 점에서 이해는 간다. 하지만 도를 지나친 민감 반응은 오히려 또 다른 의구심이나 반발만 불러올 뿐이다. 여당 대표의 점심 반주를 일본술 마셨다고 비난한 야당에대해 “그럼 일식집 다 망하란 말이냐”는 조국 전 민정수석의 지적이 딱 그런 사례다.

5일 주가가 크게 떨어지고 환율이 오른데대한 기자의 ‘금융불안’ 질문에 청와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떻기에 극도로 불안하다는 단어를 쓰느냐”고 반문했다. 거래를 일시 중단시키는 사이드카가 3년만에 발동됐는데도 불안하지 않다면 도대체 어느정도가 되어야 불안이란 단어를 쓸 수 있는지 궁금하다. 심리적 불안 확산을 경계하려는 의도야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미중 무역갈등으로 아시아 금융시장 전체가 흔들거렸고, 그중 우리는 일본과의 갈등까지 겹쳐 진폭이 더 컸을 가능성이 높으며, 모니터링을 잘해서 대응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설명 정도면 충분했다.

이렇게 만사에 시시콜콜 민감하게 반응하는 정부와 친여관계자들이 예전에 비해 더욱 파업일로인 노동계에 대해선 왜 한마디 하지않는지 의문이다. 어쩌면 그렇게 일치단결 묵묵부답인지 궁금할 정도다.

세계 경기는 침체되는 와중에 미중 무역분쟁이 다시 불붙고 일본의 수출규제 여파로 한국경제는 전례없는 위기 상황에 놓여있다. 그런데도 자동차와 조선에 이어 철강업계 노동조합까지 전국의 산업현장에선 이런 상황과는 아랑곳없이 파업결의만 줄줄이 이뤄지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 파업권을 확보했고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제철 노조도 쟁의권을 얻었다. 민노총 금속 노조 산하로 들어간 삼성전자서비스는 이달들어 순환파업에 이어 전면파업을 예고했다. 심지어 지난해까지 무노조였던 포스코도 파업 일보 직전이다. 앞으로 더 얼마나 많은 파업결의가 나올지 알 수도 없다.

연례행사와도 같은 파업일지라도 적어도 올해는 달라야 한다. 자제가 필요하다. 정부와 여당 주요 인사들은 죽창을 들자고,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벌이자고, 일치단결해서 맞서자고 국민들만 부추길게 아니라 노동계에 자제를 촉구할 필요가 있다. 일단 외부의 파고를 넘는게 먼저다. 내부 갈등해소는 그 다음 순서다.

안그래도 기울어진 노동시장을 충실히 만들어온 정부 아닌가. 노동계의 자제를 요구하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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