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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비상한 시기에 정치적 리더십은 작동하고 있는가

  • 기사입력 2019-08-0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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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운명이 백천간두에 몰려있다. 경제와 안보 모두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한국의 경제는 가늠이 어려울 정도의 치명적 타격을 받게 됐다. 게다가 안보 상황마저 예사롭지 않다.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신형 방사포를 연일 쏘아대며 도발적 위협을 가하고 있다. 그 와중에 러시아 항공기는 태연히 우리 영공을 넘나들고 있다.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의 압박도 거세다. 세살 아이부터 팔순 노인까지 나라 걱정에 잠을 못이룰 판이다.

유래를 찾기 어려운 비상한 시기에 정치적 리더십은 도무지 찾아보기가 어렵다. 되레 저급한 정치 논쟁으로 금쪽같은 세월을 보내고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식당에서 ‘사케’를 반주 삼아 점심식사 한 것을 두고 벌이는 여야간 날선 논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켜보는 국민들은 실망스럽다 못해 참담하다.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고조되고 있는 반일 감정과 불매운동 확산 움직임에 편승해 상대 정치세력을 흠집내고 그 반사이익을 챙기겠다는 얄팍한 속셈이 애처로울 뿐이다.

‘국민정서 배반’이니, ‘대낮 술타령’이니하는 야당의 정치공세나, ‘사케가 아닌 청주’라는 구차한 변명에 나선 여당이나 오십보 백보다. 일본의 경제전쟁 선전포고라 할 수 있는 백색국가 배제를 결의한 날 여당 대표가 사케든, 청주든 반주를 했다는 건 물론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이는 극히 지엽적이고, 문제의 본질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정작 걱정스러운 것은 국가의 위기상황을 정파적으로 이용하려는 움직임이 정치권 내에서 여전히 똬리를 틀고 있다는 점이다. 일전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보고서 파동이 그렇다. 최근의 한일 갈등 사태가 내년 4월 총선에서 민주당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그 요지다. 민주연구원은 이 보고서를 소속 의원 전원에게 보냈다가 호된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국가의 운명보다 정파적 이익이 우선이란 발상에 국민들이 경악한 것이다. 이런 파동을 겪고도 반면교사를 삼지 못하는 모양이다. 그들의 머릿속엔 내년 총선외에는 여전히 아무것도 없다는 반증이다.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국력을 결집하고, 냉철한 이성으로 현 상황을 슬기롭게 타개하는 것이다. 설령 국민들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더라도 정치권이 이를 잡아주고 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한다. 정치권, 특히 민주당은 집권당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 한다. 야당 역시 대안 제시와 초당적 협력으로 집권 잠재력을 보여야 한다. 그 판단은 전적으로 국민들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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