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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페셜티 붐에도…흉내낼 수 없는 원초적 기품 ‘에스프레소 부심’
파스쿠찌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오픈한 이탈리아 콘셉트 특화 매장.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투썸플레이스의 에스프레소 특화 매장 ‘TSP737’ [사진=육성연 기자]

국내 커피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그야말로 ‘카페 홍수’속이다. 최근에는 미국의 블루보틀커피까지 국내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스페셜티 경쟁 신호탄이 쏘아올려졌다. 대세인 스폐셜티 경쟁속에서 특정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하며 주목을 받는 경우도 있다. 바로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 전통을 내세운 특화 매장들이다.

▶‘커피 원조’ 이탈리아의 자존심=특화 매장을 통해 차별화 전략이 가능할만큼 국내 에스프레소 시장은 아직 저변이 확대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에스프레소는 ‘커피 원조’이다. 그 역사의 출발점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시작된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이탈리아의 안젤로 모리온도에 의해 1884년 발명됐지만, 이미 나폴리에서는 커피 원액을 즐기는 에스프레소 문화가 있었다. ‘커피의 본고장’이라는 명성을 가진 이탈리아는 콧대도 꽤 높다. 지난해 스타벅스가 35년만에 이탈리아 진출을 발표한 당시에도 “암스테르담에서 튤립을 팔겠다는 것과 같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스타벅스 역시 이탈리아 에스프레소를 미국식으로 바꾼 기업이다. 커피는 이탈리아인의 자존심이자 자부심이다.

▶이탈리아 정통 커피 체험, 눈에 띄는 특화 매장들=이탈리아의 커피 자존심은 한국에서도 통할까. ‘스폐셜티 붐’ 시장에서 ‘커피 원조’ 의 전통을 돌아보는 콘셉트는 눈에 띄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커피는 역시 에스프레소”라는 마니아층뿐 아니라 프랜차이즈점의 유사한 맛에 지친 이들에게도 해당된다. SPC그룹이 운영하는 파스쿠찌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이탈리아 콘셉트 특화 매장을 열었다. 정통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이지만 이미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기자가 방문해 본 역삼테헤란점의 대표적인 특징은 ‘모카포트’ 바이다. 모카포트는 수증기와 압력을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는 기구로 에스프레소를 즐겨마시는 이탈리아 가정의 필수품이다. 기본 메뉴와 ‘오레그랏세’, 아포가또, 티 음료 등을 즐길 수 있다. 주문한 ‘클래식 에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 특유의 묵직한 잔에 담겨 나왔다. 촌스럽지(?) 않게 정통 에스프레소 방식대로 입에 털어 넣어보니 생각보다 더 진하고 깊은 맛이 올라왔다. ‘애플 차이 칵테일’ 처럼 이탈리아 ‘아페르티보(Aperitivo, 저녁 식사전 먹는 간단한 음료와 주전부리)’ 문화를 적용한 메뉴들도 있다. 또한 포카챠와 파니니를 비롯해, 젤라또, 그라니따 등 이탈리아 콘셉트에 충실한 푸드도 다양했다. 파스쿠찌 관계자는 “특화 매장을 통해 정통 이탈리아 커피이미지를 강화하고, 진화하는 커피 시장에 차별화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썸플레이스도 서울 용산구에 에스프레소 특화 매장인 ‘TSP737’를 내놓았다. 매장에는 서서 커피를 마시는 ‘에스프레소 스탠드’가 있다. 마치 이탈리아 카페에 온 듯한 분위기다. 원래 에스프레소는 서서 마시는 커피다. 원두 역시 이탈리아 원두 전문 회사와 협업한 신규 원두를 포함해 투썸만의 3종 원두를 개발했다. 투썸플레이스 관계자는 “커피 큐레이션(맞춤형 추천 서비스)을 체험하는 동시에, 유러피안 커피 문화를 미각적으로 즐기도록 설계한 문화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탈리아 3대 커피 브랜드 중 하나인 일리(illy)카페도 최근 서울 여의도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이 또한 이탈리아 전문 브랜드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특화 매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이상 프랜차이즈 간판만으로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다”며 “최근 커피전문점들이 기존 매장과 차이를 둔 콘셉트 특화 매장에 심혈을 기울이는 이유”라고 전했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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