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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이석행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도전받는 반도체 강국의 올바른 대처법

  • 기사입력 2019-08-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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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일본 아베 정부가 끝내 우리나라를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 한 달간의 긴급하고 초조한 상황은 이제 막다른 국면을 맞게됐다. 일본 정부의 이같은 행동은 전면적인 경제전쟁의 선포와 다를 바 없다.

일본의 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에서 촉발된 사태는 확산이 불가피해졌다. 우리 정부는 범정부 차원에서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면서 피해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이럴 때 일 수록 산업계는 일사분란하게 사태해결에 힘을 보태야 하겠다. 무엇보다 반도체 강국답게 축적된 고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소재 국산화율 제고에 총력 매진해야 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한국의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은 50.3%로 대외의존도가 높다. 특히 이번에 일본 정부가 수출 규제를 공식화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fluorine polyimide), 포토리지스트(photoresist, 감광액), 에칭 가스(etching gas, 고순도 불화수소)는 일본 점유율이 매우 높은 반면 국산화율은 거의 제로에 가까운 품목이다. 일본은 우리의 약점을 정확하게 알아보고 3개의 품목을 골랐으리라.

장비는 어떠한가. 2017년 기준,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18.2%, 시장점유율은 3.6%에 불과하다. 전 세계 반도체 장비 10대 기업 중 일본 기업은 5개, 한국 기업은 오직 1개다. 혹여나 다음 타깃이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필자는 오랜 기간 산업에 몸담아 온 현장 전문가로서 이번에야말로 반도체 취약부분의 자립을 위한 절호의 기회임을 확신한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그동안 반도체 소재, 장비 분야 국산화에 성공하지 못한 이유로 기술 개발을 위한 과감한 투자와 지원이 부족했음을 꼬집는다. 이 분야는 중소기업의 비중이 큰데, 대기업에서 기술을 사용해준다는 확신과 신뢰가 없어 장기적인 기술 로드맵을 세우고 투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또한 반도체 장비분야의 전문가를 키워내지 못한 점 역시 반성해야 한다. 기술 인력에 대한 투자 없이 산업의 미래는 어두울 수밖에 없다.

한국폴리텍대학은 일찍이 반도체 기술인력 양성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오랜 논의 끝에 반도체 특화 캠퍼스 구축을 추진 중이다. 특히 산업 현장에서 요구하는 인력양성을 위해 반도체 기업이 밀집한 안성에 있는 한국폴리텍대학 안성캠퍼스를 반도체 특화형으로 전환한다. 또 반도체 기업에서 장비를 기증받아 현장 기술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해 나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성남, 청주, 아산의 폴리텍 캠퍼스와 연계해 경기도와 충청권을 잇는 반도체 인력양성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까지 구상하고 있다. 이러한 공격적인 반도체 기술인력 양성이야말로 현재 반도체 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고, 일자리 활성화와 기술 개발 혁신의 초석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 산업, 기업, 대학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동의 책임감으로 뜻을 모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해 반도체 소재, 장비 분야에서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는 뜻밖의 기회를 얻었다. 이번 사태를 절호의 기회로 삼아 전화위복으로 만드는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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