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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행, IB부문 ‘그룹장 전결' 폐지…손태승 ‘상명하복’ 없앤다
팀단위 세분화 조직개편으로
위험관리 위한 집단의사결정
‘계급장’ 떼고 난상토론 벌여

[헤럴드경제=이승환 기자] 우리은행 IB그룹 내에서 이뤄지는 모든 투자 안건에 ‘집단의사결정’을 도입했다. 신속한 의사결정 등이 필요할 때 이뤄지던 ‘그룹장 전결’은 공식 폐지됐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이 비이자 수익 강화를 강조하며 IB그룹의 덩치를 키운 동시에 엄격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하면서다. 은행권에서 임원 또는 경영진이 단독으로 의사결정하던 관행이 사라질 전망이다. 관료적 질서가 유지되던 은행권 기업문화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IB그룹은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차원으로 투자의사결정 과정에서 ‘그룹장 전결’을 폐지하는 동시에 IB리스크심의회와 은행 심사부를 통해 ‘집단의사결정 체제’를 강화했다. 과거 일선 영업지점에서 부실채권 관리를 강화하며 BB등급 이하 기업 대출 관련 업무에 '지점장 전결'을 폐지했던 사례와 같은 맥락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그룹장 전결로 나가는 투자건이 없다”며 “사실상 100% 집단의사결정 구조에서 투자 승인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은행 IB그룹 투자의사결정은 사실상 2단계다. IB그룹 내 각 팀에서 진행 중인 딜(deal) 가운데 수익성과 리스크를 따져서 공식적인 절차를 밟을 안건을 추린다. 투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공식적인 첫발은 IB리스크심의회에서 시작된다. IB리스크심의회는 IB그룹장 그리고 IB그룹 내 모든 부서장과 팀장이 참가한다. 여기서 발생 가능한 모든 리스크를 놓고 난상토론이 벌어진다.

IB리스크심의회를 통과한 투자 건은 공시적인 안건으로 은행 심사 담당 부서에 상정된다. 투자 금액별로 심사반합의체, 심사역협의체, 여신협의회로 나눠져 사실상 최종 검증이 진행된다. 규모가 큰 투자건의 경우 이사회를 거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IB그룹 투자 안건은 3곳의 심사 부서에서 사실상 승인 여부가 결정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 단위의 투자가 이뤄지는 경우가 있는 만큼 리스크 관리를 위해 집단적으로 검증의 검증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은행 IB그룹은 총 3개 부서, 12개 팀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초 첫번째 조직 개편을 통해 기존 9개 팀이 11개 팀으로 늘었다. 투자금융부 내 M&A팀을 M&A 1팀과 M&A 2팀으로 분리했고, 프로젝트금융부 내 기존 인프라금융팀도 인프라금융팀과 글로벌인프라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최근에 단행한 두 번째 조직 개편을 통해 글로벌금융팀이 글로벌IB금융부로 격상되면서 총 3개 부서가 운영 중이다. 글로벌IB금융부 내에는 글로벌신디케이션팀과 항공기선박금융팀이 신설됐다.

IB그룹의 조직 확대는 꾸준한 ‘실적 상승’이 동력이다. IB그룹은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수익이 2000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금융주선 수수료 수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6년 119억원에 불과했던 우리은행 IB그룹의 금융주선 수수료는 지난해 219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nic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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