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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업 위기 호텔의 재탄생…가치 올라갔다
2018년 서울 호텔 1객실당 거래가격 3.87억, 전년 대비 20%↑
호캉스 열풍…중소 관광호텔은 임대주택·기숙사 등 ‘새 먹거리 찾기’ 본격화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옛 베니키아 케이피 호텔의 모습.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과 싱가로프 부동산 투자회사가 공동으로 인수한 뒤 올해 상반기부터 드웰이라는 글로벌 기숙사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헤럴드경제DB]

[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중국의 사드 보복과 공유숙박 활성화 여파로 침체일로를 걷던 호텔 매매 가격이 모처럼 반등에 성공했다. 내국인 여행객의 국내 숙박이 늘어나고 폐업 위기에 놓였던 기존 호텔이 기숙사로 재탄생하는 등 자구책이 일정 부분 성과를 나타낸 것으로 평가된다.

2일 LH토지주택연구원과 에비슨영코리아에 따르면 작년 서울에서 거래된 전체 호텔의 객실당 거래가격은 3억8700만원으로 지난 2015년 이후 3년 만에 3억원대를 회복했다. 객실당 거래가격은 총 거래가격에서 전체 객실수를 나눈 값이다. 2016년과 2017년의 경우 2억원대까지 추락한 바 있다.

서울 3·4성 호텔로 한정할 경우 지난해 실당 거래가는 4억80만원으로 전년 대비 20.9%(6940만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3.3㎡ 당 거래가격 역시 1억7550만원에서 2억2070만원으로 5000만원 가까이 올랐다.

이처럼 호텔 거래가격이 상승한 이유로는 고급 호텔을 중심으로 도심권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폐업 위기에 놓였던 관광호텔의 경우 오피스텔· 임대주택·기숙사로 변신하는 등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동대문구 휘경동에 위치한 베니키아 케이피 호텔의 경우 지난해 말 이지스자산운용과 싱가포르 부동산 투자회사인 센츄리온이 135억원에 매입했다.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지난 4월 글로벌 기숙사 브랜드인 ‘드웰’로 재탄생했다.

회기역 인근에 경희대·한국외대·서울시립대 등 다수 대학이 위치해 주거 수요가 풍부하고, 역세권에 위치한 만큼 충분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성북구 종암동의 ‘홀리데이인 성북’은 투숙객 급감으로 2017년 폐업했지만 동덕여대 측이 7년 동안 임대계약을 맺고 현재 기숙사로 사용하고 있다.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다이너스티 관광호텔은 임대주택으로 바뀌었고, 청담동 엘루이호텔은 최고급 빌라로 재건축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호텔이 폐업된 이후에는 재개발 혹은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과는 다른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리모델링을 거친 후 주로 분양형 주거시설이나 임대형 업무·근생시설로 탈바꿈하던 행태가 최근에는 임대형 주거시설, 그중에서도 기숙사나 청년주택 등으로 개발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호텔 실당 거래가 및 평당 거래가 추이. [자료=에비슨영코리아]

지역별로는 중구 소재 호텔들이 지난해 서울 전체 거래 규모 가운데 85.2%의 비중을 기록하며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KB자산운용이 호텔스카이파크 명동2호점(451억원), 호텔스카이파크 센트럴 명동점(1299억원) 등을 매입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해 신규 호텔 공급량은 약 6000여실로 전년 대비 4.1%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532실), 호텔롯데 L7 홍대(340실)등이 대표적인 곳으로 꼽힌다.

호텔이 들어서기로 했던 예정지가 아예 오피스텔이나 주차장 등으로 용도변경 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마포구 합정역 인근의 한 호텔 예정지는 19층 높이 오피스텔이 대신 들어서며, 종로구 청계천변 일대 1318.9㎡ 부지는 당초 관광숙박시설 용도 허가를 받았지만 3년이 지나도록 별다른 사업 진전이 없어 현재 주차장으로 쓰이고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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