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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원할 때 아침운동? 심장질환자는 안돼요
심장에 부담 큰 시간…저녁운동 추천
폭염·열대야 만성심장질환 악화시켜
땀 많이 흘린 뒤 고온사우나는 ‘금물’
혈액 점도 높아져 심근경색 부를수도
수분·전해질 소량 자주 섭취 바람직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앓은 병력이 있는 환자나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높은 환자는 폭염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막바지 장마와 함께 낮에는 폭염, 밤에는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겨울에 감기와 뇌졸중이 잘 생기는 것처럼, 유독 여름철 폭염에 악화되기 쉬운 만성질환이 심장질환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국민관심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만성심장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수는 총 153만 2,051명이었다. 이 가운데 남성은 85만 6,535명이었으며, 여성은 67만 5,516명이었다. 월별 환자 수 추이를 보면 10월(45만 3,384명) 다음으로 7월(43만 9,103명)이 가장 많았다. 연도별 환자 수도 증가 추세를 보였다. 2016년 139만 24명에서 2017년 145만 2,916명으로 늘어났고 2018년엔 150만 명을 넘어섰다.

폭염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땀을 흘리게 된다. 그런데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지 않으면 탈수가 진행되어 혈액량이 줄어든다. 그 결과 심장은 혈압을 유지하고 전신에 혈액을 공급하기 위해 더 빨리 그리고 더 세게 뛴다. 또, 혈액이 농축되어 혈전이 발생할 위험도 증가한다. 만약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을 앓은 병력이 있는 환자, 심기능이 떨어져 있는 심부전 환자,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높은 환자라면, 폭염을 피하는 게 상책이다.

▶ 여름철 한낮 외출은 피하고 수시로 수분과 소량의 전해질 섭취하기=심장병 환자들은 고온에 장시간 노출되면 체내 혈액량이 감소하고 전해질 균형이 깨진다. 그 결과로 맥박수가 올라가거나 부정맥이 발생하는 등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다. 되도록 한낮의 외출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침이 낮보다 선선해서 나가기 좋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침 역시 피하는 것이 좋다. 교감신경은 우리가 자는 동안 작용이 줄었다가, 잠에서 깨면 활성화되기 시작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이철환 교수는 “아침은 심장에 가장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에 가급적 아침보다는 저녁 시간을 이용해 야외활동을 할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더운 환경에서 장시간 신체활동을 할 경우 몸의 열을 방출하기 위해 피부의 혈류 순환량과 발한량이 증가한다. 체중의 4∼5% 정도 탈수가 일어나면 인체 기능은 물론 운동 능력도 현저히 저하된다. 체중의 1.9% 정도 체액이 손실된 상태에서는 지구력이 10% 가량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혈장량이 줄고 체온 조절기능이 떨어져 심각한 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운동능력 저하와 열 질환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 중요하다.

땀을 적당히 흘린 경우에는 소실된 전해질의 양도 소량이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한다면 전해질을 별도로 보충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나치게 많은 수분이 빠져나갔다면 수분과 더불어 소량의 전해질도 함께 보충하는 것이 좋다. 150∼200ml 정도의 적은 양을 규칙적으로 섭취한다. 한꺼번에 600ml 정도의 많은 수분을 섭취하면 위에서 흡수되는 양이 너무 많아 불편함을 느끼게 된다. 호흡이 제한되거나 메스꺼움을 느낄 수도 있다. 서늘한 날씨에서는 25∼30분마다 비슷한 양을 섭취하면 땀으로 소비된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 사우나는 섭씨 60도 이하 온도에서 15분 이내로 마치기=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야외 활동이나 운동을 마치고 사우나를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운동을 과하게 한 뒤 바로 사우나에 가는 것은 심장에 부담을 줘 위험하다. 운동으로 땀이 많이 배출된 상황에서 사우나로 또 땀을 빼는 건 심장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탈수된 상태에서 사우나를 하면 혈액 점도가 높아지고 심장의 혈액순환은 어려워진다. 심한 경우 심근경색증이 발생할 수 있다. 더불어 돌연사 위험도 커진다.

한편, 근력운동을 많이 한 상태에서도 사우나는 금물이다. 근력운동 후에는 근섬유가 미세하게 파열되고 출혈 현상이 발생한다. 이 경우 조직이 수축해야 지혈이 되는데, 사우나를 하면 조직이 오히려 이완되어 혈류량이 증가하고 혈종이 생길 수 있다. 사우나를 할 때는 적절한 온도와 시간에 맞춰 사우나를 하는 것이 중요하며 수분 섭취도 충분히 해줘야 한다. 사우나 내부의 평균 온도는 섭씨 60도 이하여야 한다. 80도 이상이면 약해진 심장에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또 15분 이내로 사우나를 마친다. 사우나 이후엔 체온이 그대로 유지될 수 있도록 수건으로 보온한다. 사우나 하는 동안 땀으로 배출된 수분을 다시 보충하기 위해선 물도 충분히 마셔준다. 이철환 교수는 “사우나를 좋아하지만 평소 심장이 약하다면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운동이 심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처럼, 적당한 사우나가 운동에 못지않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 빨리걷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먼저 하고, 찬물에 들어가기 전 준비운동 하기=빨리 걷기 운동은 일주일에 3~5회씩, 30~60분간 지속하는 것이 좋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하루 20분 걷기(약 2,000보)를 하면 심장병 및 뇌졸중 발병 위험을 8% 가량 줄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운동을 너무 갑작스럽게 진행하면 무리가 될 수 있으므로, 단계적으로 운동량을 늘려가는 것이 좋다. 만약 운동 중에 가슴이 조이는 통증이나 어지러움을 느끼거나 실신 또는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나면, 꼭 병원에 내원해 의사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평소 건강에 문제가 없는 사람이라면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되는 경우가 많지만, 심장질환자는 증상을 방치할 경우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철환 교수는 “운동 후 덥다고 급하게 차가운 물에 들어가면 더운 날씨에 확장했던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는데 이로 인해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 심장병이 악화될 수 있다”라며 “동맥경화반이 갑자기 파열되어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해 심정지가 일어날 수 있다. 따라서 열을 식히기 위해 급하게 찬물로 들어가는 행위는 삼가야 한다”거 충고했다.

김태열 기자/kt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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