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더우위에서 ‘여신’미모(왼쪽)로 불리는 유명 스트리머 '차오비뤄 전하'가 필터 오류로 실제 모습(오른쪽)이 드러나 논쟁을 부르고 있다. [SNS 동영상 캡처]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중국 최대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더우위(斗魚)’에서 ‘여신’으로 불리며 많은 팬을 보유한 여성이 뜻하지 않은 필터 오류로 실제 모습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스트리밍 플랫폼 더우위에서 ‘차오비뤄 전하’로 자신을 소개한 이 여성은 자신의 실제 외모가 드러나지 않게 평소 필터를 사용해 스트리밍해 왔다.

하지만 지난 25일 차오비뤄가 ‘칭쯔’라는 다른 스트리머와 함께 합동 방송을 하던 중 기술적인 결함으로 인해 필터가 작동하지 않아 실제 외모가 노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BBC는 평소 ‘달콤하고 듣기 편한 목소리’의 스트리머로 유명세를 얻은 그는 팔로워가 한때 10만을 넘었으며,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일부 열혈 청취자로부터 ‘귀여운 여신’으로 ‘숭배’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사건 이후 필터를 제거하고 실제 모습을 보여 달라는 팬들의 요청에 차오비뤄는 이를 거부하면서 “내가 10만 위안(약 1716만원)의 가치가 있는 선물을 받을 때까지 얼굴을 보여줄 수 없다. 어쨌든 나는 외모가 매력적인 진행자”라고 말했다.

이에 팔로워들은 차오비뤄에게 기부금을 내기 시작했고 어떤 이는 4만 위안(약 686만원)을 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어느 한 시점에 차오비뤄가 사용하고 있던 필터가 갑자기 작동을 멈췄고 팔로워들이 그의 실제 얼굴을 볼 수 있게 돼 버렸다고 BBC는 전했다.

BBC는 필터 작동 중단으로 차오비뤄가 팬들이 기대하던 “젊고 매력 넘치는 소녀(young glamorous girl)”가 아니라 “중년 여성(middle-aged woman)”이라는 것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BBC가 공개한 필터를 사용한 차오비뤄의 모습과 필터가 없는 실제 모습은 동일인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차오비뤄의 외모가 공개된 후 다수의 남성팬들은 팔로잉을 중단하고 가상공간을 통한 거래를 철회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사용자들에 따르면 차오비뤄는 더우위 이용을 중단했고 누리꾼들은 이번 사건의 영향에 관해 갑론을박을 벌이고 있다.

차오비뤄의 팔로워가 잘 속아 넘어가고 가벼우며, 속아서 차오비뤄의 정체도 확인하지 않고 현금을 선물할 만하다고 비판하는 한편 사람들을 속여서 돈을 가로채는 차오비뤄를 쫓아내서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의 충격으로 차오비뤄가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며 애당초 그의 인기 비결이 목소리였기 때문에 외모로 판단하면 안 된다고 주장도 나오고 있다.

사건이 회자하면서 이 사건을 소개하는 게시물의 조회 수가 6억 회를 돌파하기도 했다.

차오비뤄가 라이브 스트리밍을 중단한 후 그의 더우위 프로필 페이지 팔로워는 오히려 65만 명으로 늘어났다고 BBC는 덧붙였다.

중국에서는 4억2500만 명이 넘는 라이브 스트리머가 활동하고 있으며 얼굴을 바꿔주는 필터를 사용하는 것이 소셜미디어(SNS)상에서 흔한 일이 됐다.

yi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