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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마철, 건강 관리 ②]고열에 구토까지…냉방병 아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 의심
-고열·두통 생기면 에어컨으로 인한 냉방병 의심
-엔테로 바이러스에 의한 뇌수막염일 수도
-손 씻기 등 개인위생 잘 지켜야
여름철 고열과 함께 두통, 설사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단순 감기가 아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여름철 고열과 같은 감기 증상이 생기면 냉방기 사용으로 인한 냉방병을 의심하기 쉽다. 하지만 고열에 두통, 구토, 설사, 근육통까지 증상이 다양하면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일 수도 있다. 특히 덥고 습한 장마철에는 엔테로 바이러스에 의한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뇌수막염이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막(수막)에 염증이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을 의미한다. 뇌수막염은 발병 원인에 따라 크게 바이러스성 뇌수막염과 세균성 뇌수막염으로 나뉜다. 이 중 바이러스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해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수막(연질막과 거미막 사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런 바이러스 뇌수막염의 원인 중 80% 이상이 ‘엔테로 바이러스(장바이러스)’다. 엔테로바이러스는 주로 늦봄에서 초가을(5~9월) 사이에 유행하는데 특히 6월 말부터 급증해 7월 절정에 이른다.

체내에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바이러스가 증식하면서 바이러스 혈증을 일으키게 된다. 이 때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혈액-뇌장벽이라는 방어막에 막혀 뇌 또는 척수 같은 중추신경계로 들어오지 못한다. 하지만 바이러스 혈증이 심하거나 또는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영유아, 노인 또는 면역저하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바이러스가 뇌의 모세혈관을 통해 침범해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

송준영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주로 소아에서 많이 나타난다”며 “특히 영유아에서 열이 38도 이상 지속될 때에는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고 소아와 접촉이 잦은 성인 또한 고열과 두통이 지속되는 경우엔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뇌수막염이 발생하면 주로 고열이나 두통, 경부강직(머리가 아프고 목 뒤가 뻣뻣한 증상), 설사, 구역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발병 초기 증상이 열감기와 비슷해 단순한 여름감기로 오인하기 쉽다.

박중현 인제대 상계백병원 신경과 교수는 “두통은 특징적이지는 않지만 대부분 이마 앞쪽이나 눈 뒷부분이 아프다고 호소하며 눈을 움직이면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며 “뇌를 감싸고 있는 뇌수막의 염증 반응 때문에 목 경직(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강도는 약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구역, 구토, 설사가 동반되는 때도 있으며 권태감, 근육통, 식욕부진도 종종 관찰된다.

만약 이런 증상들이 있으면서 심한 의식 장애, 혼돈, 손발 경련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라면 바이러스성 뇌수막염보다는 감염이 뇌수막에 국한되지 않고 뇌에 깊숙하게 침범한 뇌염이나 결핵성 또는 세균성 뇌수막염 등 다른 신경계 감염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인 만큼 예방이 중요하다. 엔테로 바이러스의 주요 감염 경로가 대변인만큼 손 씻기 등 개인 위생에 신경써야 한다.

송 교수는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의 주원인인 엔테로바이러스는 덥고 습한 여름철 영유아에게 흔히 발생하는 수족구병의 원인으로도 작용한다”며 “바이러스성 뇌수막염은 백신이 없는 만큼 손 씻기를 비롯한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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