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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미사일 발사]잠수함·미사일 등 전방위 ‘몽니’…무력시위로 ‘대미 압박’
美언론 “북한의 미사일 중단 긍정평가 해온 트럼프 인내심 시험”
北 무력증강 과시·한미연합훈련 불만 표출 등 다목적 포석 둔듯
리용호 외무상 ARF 불참 통보…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동도 무산


북한이 25일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로 미상 발사체 2발을 발사했다. 사진은 지난 5월 9일 조선중앙TV가 공개한 훈련 모습으로 단거리 미사일 추정체가 이동식 발사차량에서 공중으로 치솟고 있다. [연합]

북한이 25일 강원도 호도반도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하며 또다시 무력시위에 나섰다. 6·30 판문점회동 이후 조성된 한반도정세 유화 기류에도 빨간불이 들어오게 됐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남북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판문점회동 이후 처음이자 지난 5월9일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린 단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78일만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형 잠수함 시찰에 이은 북한의 이번 단거리미사일 발사는 지속적인 군사력 증강의 일환이자 한미 연합군사연습을 북미 비핵화 협상과 연계시키며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을 향한 압박메시지 등 다목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이 미국을 자극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은 아니지만 나름 지속적으로 첨단무기를 개발한다는 복안과 계획을 갖고 움직이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잠수함 시찰이나 이번 단거리미사일 발사는 이 같은 큰 그림 아래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전략적으로 등장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북한의 이번 무력시위는 다분히 미국을 겨냥한 압박 메시지라 할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도 하계훈련기간이니 이왕 할 것이면 대규모 동원보다는 작지만 대내외적으로 메시지가 확실한 훈련을 공개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곧 한미연합훈련을 하니 이에 맞대응이라는 명분도 있고 대화판을 깨지 않으면서도 미국을 은근 압박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홍 실장은 “내부적으로 비핵화 방침에 불만을 품을 수 있는 군부를 설득하는 동시에 주민들에게 비핵화로 국방력까지 무력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메시지도 있다”며 “외부적으로는 자신들이 탄도미사일과 핵시험을 중단했으니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는 쌍중단이 이뤄져야 실무협상의 출발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환기시키려는 의미도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일단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우리는 북한에서 발사된 단거리발사체에 대한 보도들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추가 논평할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미 현지 언론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판문점회동 이후 한달도 안된 시점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중단을 자신의 외교성과로 자평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인내심을 시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의 이러한 도발적 움직임이 협상 재개에 대한 거부 의사인지 또는 협상전략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한 북한의 몽니가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리용호 외무상은 다음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담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북한이 최근 ARF 주최국인 태국에 리 외무상의 불참을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에 따라 ARF를 계기로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던 리 외무상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간 북미 고위급회담도 물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ARF에 외무상을 보내지 않은 것은 지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사실상 북미 고위급회담을 보이콧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또 한국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지원하려던 국내산 쌀 5만t도 한미연합훈련을 문제 삼아 거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북한 외무성 소속 실무급 담당자는 WFP 평양사무소에 한미연합훈련을 언급하며 한국 국내산 쌀 지원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대원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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