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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초유의 北中日러 동시 도발, 미덥지 못한 정부 대응

한국의 안보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북한을 비롯해 한반도 주변국인 중국 러시아 일본이 우리 주권과 안보를 위협하는 중차대한 사태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불과 2~3일 사이 동시다발로 터져 나오고 있다. 안보 문제로 주변국과 일대 일로 부딪친 적은 더러 있지만 이런 경우는 여태 없었다. 그야말로 다층적, 복합적 위기다. 마치 구한말 열강이 한반도를 유린하던 모습을 연상케할 정도다.

당장 잠잠하던 북한의 벼랑끝 도발 전술이 또다시 기승이다. 북한은 오늘(25일) 아침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신형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을 동해에 쏘는 도발을 감행했다. 합참본부는 “세부사항은 한미 당국이 분석중”이라지만 지난 5월 두 차례 시험발사한 ‘북한판 이스칸데르급’로 보고 있다. 최신예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것이다. 북한은 23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3기까지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 바 있다. 우리 정부의 쌀 지원을 거부했다. 그 와중에 북한 고정간첩 검거 소식도 들린다.

이틀 전에는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주변 한국 영공을 침범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있었다. 정부와 청와대가 강력히 항의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했지만 러시아는 이를 공식 부인하며 묵살했다. 거꾸로 한국 전투기가 자국 군용기의 운항을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했다고 적반하장격 주장을 펼쳤다. 경제보복성 수출 규제 조치로 한국을 공격하고 있는 일본은 여기에 대고 독도 영유권 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억지를 부렸다.

뿐만이 아니다. 러시아와 합동 비행훈련을 한다며 한국의 항공식별구역을 사전 통보도 없이 휘젓고 다닌 중국은 24일엔 사드 문제를 또 꺼내들었다. 이날 발표된 국방백서를 통해 한국에 사드 체계 배치로 지역의 전략적 균형이 파괴됐다는 주장을 폈다. 한미간 동맹관계의 거리를 떼 놓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상황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정부의 대응은 도무지 미덥지가 못하다. 러시아 등에 ‘엄중’ 항의하고, 독도는 국제법상 명백한 대한민국 영토라고 밝혔지만 허공의 메아리 처럼 들린다. 오히려 러시아측의 공식 입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청와대가 혼선을 빚는 한심한 모습까지 보였다.

한반도 안보 상황의 급변은 한일 갈등이 심화되고, 한미일 공조 균열조짐과 무관치 않다. 중국과 러시아가 그 틈을 파고드는 과정이란 것이다.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 냉철한 판단력을 더해 상황을 타개해 나가야 한다. 벌어진 한일 관계도 속히 메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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