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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한일갈등 떠받치는 ‘아베 콘크리트’, 이대론 안 깨진다

  • 기사입력 2019-07-24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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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 참의원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20일 저녁 도쿄 아키하바라 역 앞. 아베 신조 총리가 나와 집권 자유민주당(자민당)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 북새통이었다.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TV’가 촬영, 21일 올린 영상엔 아베 반대자들이 피켓에 알파벳 ‘A’를 거꾸로 적어 들고 뭐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아베(Abe)는 물러가라는, 강한 항의 표시였다. 모두 젊은 남성이었다

#2. 아사히 신문은 같은 날 같은 현장을 누빈 일장기 물결 속에서 23세 무직 남성을 취재했다. 아베 지지자였다. 신문에 따르면 4년 전 노숙자가 된 그는 지금 생활보호 대상자다. 그러나 이 청년은 선거에서 고용·사회보장보다 국가의 ‘안전보장’이 중요하다고 아사히 기자에게 말했다. 자위대 존재를 개정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아키하바라 역전 광장이 둘로 갈라진 지 이틀 뒤, 아베는 자민당 본부에서 승리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이 한일 청구권 협정을 일방적으로 위반해 국교정상화 기초가 된 국제조약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일관계 악화는 신뢰문제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가 틈만 나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이유가 있다. 7월 1일 이후 잦은 말바꾸기로 한국의 신뢰를 저버린 대신, 지지층의 강한 신뢰로 보상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틀 전 아키하바라 역 앞 일장기 부대 덕을 봤다. 18∼29세 남성이 핵심이다. 10명 중 7명은 투표소에 가지도 않지만, 표를 주는 나머지 3명이 사실상 아베 머리에 왕관을 올려준다. 그들 덕에 아베는 서슴없이 강경 발언을 이어갈 수 있다. 한일갈등을 떠받치는 ‘콘크리트’로 불릴만 하다. 콘크리트 지지층에 충성하지 않는 정치인은 없다.

일본인 전체를 놓고 볼 때 20대 남성은 아베의 인기를 주도하는 기둥과도 같은 존재다. 아사히와 NHK 등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 2016년 7월부터 올 6월까지 3년 간 18∼29세의 아베 내각지지율은 50%아래로 내려간 적이 거의 없다. 2017년 7∼10월을 뺀 지난 30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20대 남성 절반 넘는 인원이 아베를 지지해왔다. 70%에 달한 적도 두 차례나 된다. 일본 전국민의 아베 내각 지지율이 2017년 5월 이후 한 번도 50%를 넘지 못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30대 남성의 아베 내각 지지율은 전 연령 평균보다 높지만, 아우뻘인 20대의 ‘아베 사랑’을 넘진 못했다.

거꾸로 말하면 이처럼 장기간 아베를 밀어주는 콘크리트 지지층 수는 결코 많지 않다는 뜻도 된다. 투표율은 전 연령대 중 가장 낮다. 일본 총무성 통계국 공식자료에 따르면 일본 20대 남성 인구(20∼29세)는 이달 1일 기준 648만 명이다. 합계 1억 2622만 명 가운데 5.1%를 차지한다.

이들의 정치참여 비율은 사실상 최저수준이다. 숫자로 명확히 나오는 투표율만 갖고 따져보자. 총무성이 가장 최근 기록으로 공개 중인 2017년 12월 26일 중의원 선거만 놓고 따져봤다. 참고로 중의원 선거는 그 결과에 따라 집권당 총재와 총리 교체도 가능한 구조다. 정권신임 여부 정도만 물을 수 있는 참의원 선거보다 사실상 더 중요하다고 평가받는다.

그런 선거에서 20∼24세 남성 투표율은 29.5%였다. 동 연령대 여성(32%)보다 낮았다. 5세 단위로 자른 연령별·성별 투표율 수치에서 30% 미만은 20대 초중반 남성이 유일했다. 25∼29세 남성 투표율도 35.6%로 높지 않았다. 역시 같은 나이대 여성 투표율 38.3%를 넘지 못했다. 결국 일본의 20대 남성 648만명 중 210만명 정도만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한 것이다. 2016년 참의원 선거 때도 20대 남성 투표자는 220만명이 채 안됐다.

하지만 그들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도 위력을 발휘했다. 지난 22일 아사히에 따르면 출구조사 결과 30대 이하 유권자 41%가 자민당 비례대표에 표를 보냈다. 60대 이상(34%)을 추월했다. 3년 전 같은 선거 때도 그랬다. 20대, 그 중에서도 200만명 겨우 넘는 남성 지지층이 똘똘뭉쳐 수년 간 아베의 집권을 떠받쳐 온 사실이 재차 입증된 셈이다.

이른바 ‘아베 콘크리트’가 젊은 남성으로 구성된 것은 기업들이 구인난을 겪고 있는 일본 취업시장과도 관련있다는 분석이다. 5월 현재 실업률은 2.4%로 사실상 완전고용 수준이다. 그들은 아베 정권이 자신들 첫 사회생활에 도움을 줬다고 인식할 여지가 충분하다. 지지하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다.

참의원 선거 전날 일장기를 흔들던 그 노숙 청년은 투표소에 가서 자민당에 한표를 행사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이런 아베의 배경을 알아야 일본 경제보복에 대한 해답의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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