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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읽기-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엄격한 보험사기 대응은 반 소비자보호인가

  • 기사입력 2019-07-19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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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이 화제다. 보험사기는 보험제도에 기생하는 불멸의 부작용이다. 작년 보험사기 적발금액은 7983억원으로 역대 최고다. 적발되지 않은 보험사기를 포함하면 피해 금액을 수 조원에 이를 것이다. 이 금액은 대부분 보험사기 혐의 때문에 보험금 지급이 면책된 경우다. 보험사기는 보험사를 속여서 보험금을 부당하게 받는 행위인데 사회보험이나 복지제도에서 ‘부정수급’도 보험사기와 같은 말이다.

한쪽은 보험사기 뿌리를 뽑자고 목소리 높이지만 소비자권익을 강조하는 측의 반응은 그저 그렇다. 왜 그럴까? 아마도 보험사기 적발과 처벌의 공격적인 대응이 보험사 이익만 보호하고 보험소비자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의구심 때문일 것이다. 실로 일부 보험사는 협상력이 약한 소비자를 압박하여 보험금 지급을 회피한다고 비판받았다. 금융당국도 보험사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엄격히 제재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보험사기 적발은 핵심적인 소비자보호 활동이다. 정보비대칭이 심한 보험시장에서 도덕적 해이는 팩트이다. 따라서 보험사는 극단적인 도덕적 해이인 보험사기를 철저히 적발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금 분쟁에서 애매하고 증거가 불충분한 경우에는 보험사는 소비자에게 유리하게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다.

보험사기가 만연하면 ‘일인이 만인을 위하고 만인이 일인을 위한다’는 보험제도는 허물어지고 나아가 전 사회안전망에 대한 신뢰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복지국가도 공동체 연대(solidarity)로 만들어진 사회안전망에 대한 신뢰가 기본인데 보험사기는 이 사회적 연대를 병들게 한다. 사회안전망이 불행한, 불의의 피해를 본 시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나쁜 사람의 먹이감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보험사기가 증가하면 보험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뿐 아니라 보험가입 욕구도 떨어진다. 사회보험이나 복지제도도 마찬가지다. 부정수급이 만연하다면 복지제도와 공동체 연대를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보험사기에 대한 철저히 대응은 선의의 보험소비자와 시민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

보험사기에 대한 대책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엄격한 제재다. 엄격한 제재가 경제범죄인 보험사기 행위를 통제할 수도 있지만 다른 사기행위보다 더 엄격하게 제재하도록 법규를 개정하는 것은 형평성 차원에서 쉬운 문제가 아니다. 둘째 보험사기 적발확률을 높이는 방안이다. 보험사기(범죄) 신고센터를 활성화하고 포상금을 지급하는 것은 적발확률을 높이는 좋은 방법이다. 적발확률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관련 데이터 확보, 적발모형의 정교화 및 보험사기 수사의 과학화가 필요하다. 데이터 확보는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되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므로 적발모형의 정교화 및 보험사기 수사의 과학화에 대한 투자가 우선이다.

셋째 보험사기를 통해 편취하는 기대수익을 축소하는 방안이다. 보험사는 상품과 약관을 정교하게 설계해야 하며 사후 리스크관리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보험사기에 취약한 상품을 판매한 후 문제가 생기면 도덕적 해이를 핑계대지 말자. 고액 정액형 상품을 엄격한 인수절차 없이 판매하거나 사실 확인이 애매한 급부를 성급하게 제공하는 것도 문제다. 3월까지 377만건이 팔렸다는 치매보험 경우를 보자. 판매자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경증치매만 판정받아도 2~3천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도 출시 되니 이 상품은 중복해서 가입한 사람도 많다고 한다. 보험금 분쟁이나 보험사기도 우려되는 점으로 금융당국이 서둘러 치매보험 약관을 개정하려는 이유이다.

보험사기 적발은 소비자보호를 위한 핵심활동이다. 하지만 보험사와 보험소비자의 이해가 충돌할 때 소비자권익을 우선시한다는 경영철학이 있다면 소비자들은 더 적극적으로 보험사기 적발에 동참하지 않을까.

김헌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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