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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눈에 읽는 신간

  • 기사입력 2019-07-1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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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 몰입의 즐거움(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외 지음, 제효영 옮김, 샘터)=“육체가 변하면 문체가 변한다”. 달리기 덕후 하루키는 16년간 매일 달렸고, 달리기를 통해 그의 글이 나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몰입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세계적인 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의 “달리기는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라는 얘기와 상통한다. 칙센트미하이가 공저로 참여한 이 책은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과 그들이 경험하는 몰입현상에 초점을 만춘다. 다양한 사례와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몰입의 매커니즘을 과학적으로 제시하고 유명 육상선수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몰입 경험과 독자들이 직접 응용할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를 담았다. 특히 직접 몰입의 순간을 찾을 수 있도록 실용적인 연습 방법을 제시한게 특징. 복잡한 도심에서 집중해 달리기 좋은 장소를 찾는 법부터 체력·기술적인 수준에 맞춰 달려야 하는 시간과 거리, 음악이나 팀 운동의 효과, 달리기에 좋은 명상법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몰입의 순간은 달리기에 국한하지 않고 그런 순간이 많아질수록 일상의 다른 영역으로의 적용이 가능해진다. 학습전이이론에 따르면, 한 분야에서 익힌 기술과 지식은 다른 분야에도 적용 가능하다. “더 자주 몰입하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행복하고 더 큰 성취감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칙센트미하이의 행복론의 시작을 달리기를 통해 시동을 걸 수 있도록 돕는다.

▶회색인의 자장가(최윤경 지음, 삼인)=최인훈 타계 1주기를 맞아 딸이 아버지를 회고하고 추억하는 산문집을 냈다. 일상을 드러내길 꺼려온 작가의 흥미로운 면모를 만날 수 있다. 저자는 어린시절 아버지가 자주 얘기한 ‘머릿속 현실’에 대한 얘기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추상과 구체, 관념에 몰입한 아버지는 딸의 이마 한가운데를 지그시 짚으면서 밖에서 일어나는 일만 현실이 아니라 머릿 속에서 일어나는 일도 똑같이 엄연한 현실임을 강조한다. 딸은 그 말이 무서웠다. 머릿 속 ‘나쁜생각’으로 내내 죄를 짓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사계절 내내 풍경처럼 책만 읽었다. 책 때문에 유치원생인 딸은 유치하다는 이유로 ‘뽀뽀뽀’도 시청하지 못했다. 책 때문에 식탁에서도 늘 문학과 예술과 유토피아만 떠돌았다. 딸은 질려버렸다고 말한다. 바깥출입을 좋아하지 않은 아버지는 딸의 유치원부터 대학교때까지 한 번도 졸업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저자는 “아버지는 삶과 문학이 하나”였다며, 아버지의 일상을 재구성하니 ‘회색인’이 되고, ‘크리스마스 캐럴’이 되고, ‘화두’가 됐다고 말한다. 소설가 최인훈과 아버지 최인훈의 심연을 조심스럽게 드러내 보여준다.

▶카시지(조이스 캐럴 오츠 지음, 공경희 옮김, 문학동네)=미국 현대문학의 거장 오츠의 개인과 국가의 도덕성에 의문을 던진 대작. 한 소녀의 실종을 중심으로 한 가족에게 닥친 비극을 통해 인간 이해의 간극, 집단의 도덕적 딜레마를 깊이있게 파고들었다. 이야기는 뉴욕 북부 카시지의 산림보호구역에서 19세 소녀 크레시다 메이필드가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대대적인 수색이 펼쳐지고 소녀의 언니 줄리엣의 약혼자 브랫 킨케이드 상병이 용의자로 지목된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는 이라크 전쟁 참전용사인 그의 차에서 소녀의 것으로 추정되는 핏자국과 머리카락이 발견되는데, 그가 기억하는 것은 전장의 끔직한 살인기억이다. 일곱시간의 심문 끝에 결국 자백한 상병은 이십년 형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되지만 진실은 불분명하다. 카시지 공동체를 혼란에 빠트린 장본인 크레시다는 여전히 발견되지 않는다. 저자는 의식의 흐름을 쫒는 기법으로 여러 목소리를 담아내는데, 2부에선 사회 문제를 탐구하는 서술적 저널리즘 분위기로 바뀐다. 억울하게 누명을 쓰거나 강요에 의해 허위 자백을 하고 수감된 이들을 구제하는 데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는 선과 악, 사랑과 용서에 대한 오래된 질문을 던진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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