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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두꽃’ 조정석의 연기에 신뢰가 가는 이유

  • 기사입력 2019-07-1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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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지난 13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녹두꽃’은 동학농민혁명을 본격적으로 그린 민중역사극이다. 1894년 이 땅을 뒤흔든 민초들의 우렁찬 목소리를 집중 조명했다는 것만으로도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너무 많은 인물들의 서사를 세밀하게 끌고가느라, 폭발력을 발휘하지는 못했지만, 절묘하게 엮인 실존 인물과 허구 인물들은 굵직굵직한 역사적 사건들과 맞물려 탄탄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중심에 조정석이 있었다. 동학군을 이끈 리더 전봉준의 이야기이면서도,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의 파란만장한 휴먼스토리가 중심이다. 조정석은 농민군에 선 백이강으로, 이복동생인 백이현(윤시윤)과도 맞서는 연기를 펼쳤다. 조정석의 투입은 신의 한 수라고 할 정도로 적절했다.

“‘녹두꽃’의 의미는 남다르다.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에 대해 공부를 심도있게 한 적이 없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가 과거 상황을 통한 정확한 인식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교훈을 느끼는 것이다. ‘녹두꽃’은 그런 교훈을 준다. ‘녹두꽃’의 매력은 동학혁명을 다루는 드라마인데도, 전봉준이 주인공이 아니고 민초로 살았던 백이강 형제들의 얘기라는 점이다.”

조정석은 백이강의 서사를 잘 표현했다. 그는 연기의 주안점에 대해 “몰아치는 감정을 잘 전달하려고 했다. 역사의 아픔을 다루고 있다. 일제의 침략을 보면서 울분과 분노를 느끼게 되고, 우리를 지키려고 했다. 그 이전에 ‘사람이 먼저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기했다.”

그래서인지 조정석은 기억나는 대사를 묻는 질문에도 “사람이 동등하게 대접받는 세상(인즉천 人卽天)에 살아보니 다시 못돌아가겠다”를 꼽기도 했다. 양반인 황석주(최원영)와 주고받은 대사, 황석주가 “하늘과 땅은 따로 있어야 한다”고 하자 백이강이 “하늘이 있으면 땅도 있는 법이면 위 사람이 귀하면 아랫사람도 귀한 거여”라고 한방 먹이는 대사도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또 당시 형제가 동학군과 토벌군으로 서로 대적하는 게 가능했을 것 같은가 라는 질문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상상이라 흥미로운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정석은 서울 출신이면서도 전라도 사투리를 구수하게 구사해 몰입도를 높였다. 그는 “황영희 선배님의 도움을 받았고, 신경수 감독도 전라도다. 어느 순간 사투리가 나오더라. 전라도 사람들과 말을 많이 섞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아는 것처럼 억양이 그렇게 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녹두꽃’ 같은 사극은 연기도 힘들지만 촬영부터가 고난의 연속이다. 젊은 배우들이 꺼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조정석은 “사극이라서 피한 적은 없다. 내가 흥미를 느낄 수 있느냐의 유무가 출연 기준이다. 아무리 좋은 작품도 흥미를 못느끼면 몰입을 못한다. 거시기에서 백이강으로 거듭나는 게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그는 “연기의 디테일이 좋다”는 말에 “나는 재밌어야 연기를 하는데, 상황 설명을 할때 재연을 하는 습관이 있다”면서 “이러다 보면 연기가 깊이 들어가는데 내용이 다채로워진다. 이렇게 상상하면서 계속 확장하는 세계가 연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녹두꽃’은 많은 인물들이 각자의 서사를 가지고 가는 게 흥미로웠다. 엄마의 삶도 우여곡절이 많고, 독립운동을 돕기도 한다. 엄마(서영희)와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지만, 위화감은 없었다. 현장에서도 누나가 아니라 엄마라 불렀다.”

조정석은 동생으로 나온 윤시윤(백이현)이 죽음으로 가는 서사가 어렵지만 잘 소화해냈다고 했다. 그의 연인으로 나온 객주 송자인(한예리)과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원래 그네 타는 장면이 없었지만, 감독의 아이디어로 찍었다”면서 “마지막 그네 장면은 희망을 대변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조선 주재 일본 공사관의 무관 다케다 요스케 로 나온 이기찬에 대해서는 “형의 눈이 좋더라.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나왔다”고 전했다.

조정석은 “좋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 받을 수 있는 현장을 만나는 것만도 축복이다. 더운 촬영장이지만, 현장에서는 모두 서로를 배려했다”면서 “장군님(전봉준)을 보낼때 백이강이 ‘장군 귀에 안들려도 눈에 안보여도 낙담마시오. 믿어주시오. 장군이 없어도 수많은 녹두꽃들이 싸울 것이다’고 말한 것은 동학군이 독립운동의 시초와 다름없다는 말이다”고 했다.

조정석은 뛰어난 배우다. 연기력, 배우로서의 자세, 인간미, 심지어 인터뷰 하는 능력, 뭐 하나 부족함이 없다. 무엇보다 솔직하다. 그래서 그가 하는 연기에 신뢰가 더 많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그의 작품을 열심히 보고, 몇차례 인터뷰도 해봤지만 그의 인간미에 점점 더 끌리게 된다. 조정석은 동학군 역할이 일본에서의 활동에 영향을 미칠까라는 어떤 기자의 민감한 질문에도 “그렇게 접근하는 방식이라면 배우로서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그렇게 접근하면 가려서 연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한일정세는 잘 풀렸으면 좋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조정석은 오는 31일 개봉하는 영화 ‘엑시트’에 출연했고, 신원호 PD가 연출하는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촬영을 앞두고 있다. 가수 거미와 결혼 후 훨씬 편해지고 여유로워졌다고 했다. 2세 계획은 있지만 서로 바빴다고 했다.

“우리의 아픈 모습이라고 해서 안보면 안된다. 우리가 알고 있어야 한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개인적으로 응원한다는 연락을 많이 받았다.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져 있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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