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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절에 염증 ‘나이탓? 소금탓!’
퇴행성 관절염 주로 짜게 먹는 습관때문…
남성보다 여성, 아침보다 저녁·잠자기전에 통증

# 전라남도 해안지역에 거주하는 김모(53)씨의 식단은 대부분 젓갈이나 장아찌류 등 짠 음식이 대부분이다. 지역적으로 이런 음식을 많이 먹기도 하지만 김씨가 개인적으로 이 음식들을 좋아하기도 한다. 그렇게 수십 년을 지내다 보니 이제 젓갈류가 없으면 밥을 못 먹을 정도다. 그런데 50대가 되면서부터 무릎쪽에 통증이 심해지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자 병원을 찾은 김씨는 ‘퇴행성 관절염’ 진단을 받았다. 나이도 들고 농사일로 무릎을 많이 사용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생긴 퇴행성 질환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사는 짜게 먹는 식습관이 퇴행성 관절염을 부추겼다며 식단을 저염식으로 바꿀 것을 권했다. 관절의 노화는 40~50대에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평소보다 조금 오래 걸었을 뿐인데 무릎이 아프고 다리에 힘이 잘 들어가지 않으며 자주 붓는 증상이 있다면 퇴행성 관절염이 시작된 것일 수 있다. 특히 이런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에 의해서 뿐만 아니라 짜게 먹는 식사 습관 등도 원인이 될 수 있어 식단 관리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퇴행성 관절염, 원인은 다양

무릎은 두 가지 연골과 네 개의 인대로 이루어져 있다. 무릎 연골은 탄력 있는 백색 물질로 뼈와 뼈 사이에 3mm 정도 위치해 관절이 움직일 때 뼈끼리 직접적으로 맞닿지 않도록 하며 마찰을 방지하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런 관절을 오래 많이 사용하게 되면 연골이 닳으면서 염증이 생기게 된다. 탄력이 떨어져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며 방치하면 연골의 마모는 물론 힘줄과 인대도 노화돼 함께 약해진다.

퇴행성 관절염은 관절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성분 중에서 뼈와 뼈 사이의 완충작용을 하는 연골이 손상되고 주위 조직에 퇴행 변화가 나타나서 생기는 관절염이다.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관절, 즉 무릎관절, 엉덩이관절 등에 통증과 운동장애를 나타내는 가장 흔한 관절 질환이다.

관절의 구성은 관절연골, 뼈, 관절막 등으로 구성되는데 나이가 들면서 나타나는 퇴행성 변화는 관절 연골에서 시작된다. 연골 구성성분을 생산하는 연골세포가 시간이 지나면서 생성이 줄어들고, 연골의 탄력성이 없어져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는 능력이 약해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연골의 표면이 거칠어지고, 점차적으로 병이 진행되면 염증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이 때문에 관절이 붓고 통증이 심해지게 된다.

최찬범 한양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단순히 노화 현상으로 나이가 들면 생기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며 “연령, 성별, 유전적 소인, 비만, 관절의 모양, 호르몬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병의 심한 정도와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가장 흔한 부위는 무릎·엉덩이 관절
일러스트: 박지영/geeyoung@

같은 관절염이지만 퇴행성 관절염은 자가면역 질환인 류마티스 관절염과는 다르다. 증상이 심해지는 시기는 아침에 주로 통증을 호소하는 류마티스 관절염과 달리 관절을 오랫동안 사용한 뒤에 나타나는 퇴행성 관절염은 대개 저녁시간이나 잠자기 전에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주로 침범되는 부위도 류마티스 관절염이 손가락이나 발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을 주로 침범하는 것과 달리 퇴행성 관절염은 무릎관절과 엉덩이관절 등 주로 체중을 많이 받는 관절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최 교수는 “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대개 50대 이후에 많이 나타나며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더 많이 나타난다”며 “단 피부가 주름지고 머리가 희어지는 것도 개인차가 있듯이 관절의 노화도 개인차가 있다”고 말했다.

소금, 혈관 팽창시켜 관절 더 붓게

관절염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성인병과 달리 식습관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많이 사용해 노화된 관절에 체중이 많이 가해지면 관절염이 가속화된다. 때문에 식사량을 조절해 과체중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체중이 1kg 늘어나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3~5kg이 늘어 관절 노화를 부추긴다.

또 무더위 속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 보양을 위해 많이 먹는 닭고기, 삼겹살, 소고기 등 육류의 과다 섭취는 비만을 불러올 뿐 아니라 동물성 지방으로 인해 염증 세포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

무엇보다 고염도 음식이 가장 치명적이다. 이정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과한 양의 소금을 섭취하면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하기 위해 몸 안의 물을 끌어당겨 혈관이 팽창되고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삼투압 현상으로 관절을 더욱 붓게 만든다”며 “더구나 소금은 칼슘이 뼈에 흡수되는 것을 방해하므로 저염도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서 “도가니탕, 닭발, 가시오가피 등 관절의 구성 성분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관절질환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성분이 비슷해도 섭취하면 분해 과정을 거쳐 다른 물질로 변화하므로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오히려 칼슘이나 무기질, 비타민이 풍부한 음식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손인규 기자/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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