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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와 권력(정희상·최빛 지음, 은행나무)=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몰고온 사건의 최초 보도자인 탐사보도전문기자가 쓴 핵폭탄급사건 전말의 기록. 성폭행 혐의가 인정되지 않은 김학의 사건부터 ‘단군 이래 최대 사기범죄’라는 제이유 주수도 및 조희팔 사건, 나경원 억대 피부클리닉 사건까지 저자가 몸으로 쓴 진실의 실체를 만날 수 있다. 특히 현재 뇌물 사건으로 변질된 김학의 원주 별장 성폭행 사건과 관련, 그동안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내용들이 담겨있다. 마약, 강간과 동영상 촬영 등 30여명에 이르는 피해 여성들의 끔찍한 이야기와 이를 덮으려는 권력의 횡포를 그대로 담아내 충격적이다. 파리 외곽 대규모 양계장 사료 파쇄기로 김형욱 정보부장을 엽기적으로 살해한 암살자의 고백과 국정원의 거짓말, 김재규의 죽음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거사의 진실과 평가에 저자는 다시금 관심을 환기시킨다.

단순한 진심(조해진 지음, 민음사)=때로 생판 모르는 사람의 한 마디에 울컥하며 위로를 받는 경우가 있다. 불안과 불신, 상처와 의구심에 갇혀 내 안의 나를 다독이기 바빠 타인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때 그렇다. 심상한 한 마디가 그 모든 무게를 떨어내고 가볍게 타인에게 넘어가게 만드는 것이다. 35년전 프랑스로 해외입양돼 배우로 극작가로 살아가는 소설의 주인공 나나는 자신을 주인공으로 이름을 찾아가는 영화를 찍고 싶다는 한국의 대학생 서영의 이메일을 받는다. 임신 상태로 한국행에 나선 나나는 버려지고 구해진 청량리역 철로, ‘문주’라는 이름으로 살던 기관사의 집, ‘에스더’란 이름으로 살던 인천의 보육원 등 흔적을 따라간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과 연결된 사람들과 하나 둘 만나게 된다. 그리고 머물게 된 건물의 ‘복희 식당’주인 할머니로부터 “아기를 가졌을 땐 무거운 거 드는 거 아니야”란 말을 듣고 환대와 보호의 따뜻함을 느끼게 된다. 존재조차 알 수 없던, 멀리 떨어진 이들이 이름을 통해 서로 연결되며 어떻게 구원이 되는지 작가 특유의 감수성으로 그려냈다.

나무처럼 생각하기(자크 타상 지음, 구영옥 옮김, 더숲)=신화와 전설에서 나무는 영적인 존재로 그려진다. 이는 단지 은유가 아니다. 식물학자인 자크 타상은 인간은 나무에서 태어났으며, 나무가 우리를 길렀다고 말한다. 6500만년 전 최초의 영장류 퍼거토리어스는 나무를 타고 열매를 먹었으며 4000만년 전 최초의 유인원인 프로콘솔은 꼬리가 없는 채로 나뭇가지 위를 꾸부정한 자세로 다녔다. 이의 후손 중 영장류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는 우리의 먼 조상인 만큼 이는 과장된 말이 아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나무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제공한다. 신화와 종교, 인간의 입장을 걷어내고 나무라는 생명을 중심으로 바라보기다. 흔히 나무의 속도가 느리다고 말하지만 이는 인간의 관점일 뿐이다. 나무는 우주를 관장하는 시간의 주기에 따라 맞추는 것이다. 외부적인 요인으로 잘리고 흉해진 나무는 이내 조화와 균형을 회복하고, 숲은 결핍을 통해 다양성을 일궈낸다. 저자는 나무의 말에 귀기울일 때 우리는 세상에 존재하는 법, 지혜를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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