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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과 협상 물꼬 트려 의원외교 나선 국회...“쉽지 않네”
-방일단 구성됐지만, 일본 분위기는 ‘냉담’
-“日, 참의원 선거 앞두고 강경발언 커져”
-한ㆍ일 의원연맹조차 교류 단절 우려 커져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일 참의원 선거가 고시된 가운데 후쿠시마(福島)현 후쿠시마시에서 첫 유세에 나서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평소 자주 연락하던 일본 측 의원과 만났는데, 수출 제한 조치 문제를 꺼내자 마자 ‘그 부분에 대해서는 대화가 어렵다’는 말을 들었다. 생각했던 것보다도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

국회에서도 ‘외교통’으로 평가받는 한 중진의원은 최근 만난 한 일본 중의원과의 만남을 두고 “벽과 얘기하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다. 비교적 오래 알고 지낸 사이였지만, 이번 무역 마찰에 대해서는 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것이었다. 그는 “단순히 상황을 물어보려는 것 뿐이었는데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며 “쉽게 풀릴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일본과의 무역 마찰이 반도체 소재를 넘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회가 ‘의원 외교’를 시도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원내대책회의 직후 의원 외교의 진행 상황을 묻는 질문에 “(수출 규제 문제 해결을 위한) 초당적 차원의 방일단을 구성해 안을 제출했다”면서도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아베신조 총리하고 직접 풀어야하는 문제로, 국회는 양국의 간극을 메우는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회의 노력에도 상황은 부정적이다. 당장 일본 의회가 오는 21일로 예정된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강경 노선을 고집하고 있어서다. 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수출 규제를 직접 공언한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 장관도 요즘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민당 후보들의 지원유세에 매일 참석하고 있다”며 “지원유세에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를 언급하는 등 연일 강경 발언을 내고 있어 선거 전까지 대화는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47년 동안 한일 의원외교의 축으로 자리해온 한일의원연맹도 교류가 단절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빠졌다. 연맹 소속의 한 의원은 “서신에 답을 보내도 의례적인 인사말 뿐”이라고 했다. 실제로 연맹은 오는 9월18일 일본 도쿄에서 합동 총회를 열 예정이지만, 실무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으면서 일정 연기 가능성도 커진 상황이다. 아예 총회 성사가 불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회는 일본과의 대화가 어려워지면서 미국을 통한 중재 요청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앞서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일 “현시점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는 한미일 3국 어느 나라의 국익에도 보탬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 상하원 의원들에게 중재를 요청하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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